중국 증시 불안·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미 국채·달러화 매수세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이 폭락한 반면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과 달러화·엔화·미국 국채 가격은 일제히 상승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유로 등 엔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통화 대비 상승했다. 다만 미국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값을 측정하는 달러 지수는 0.19% 오른 98.86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0.03%포인트 하락한 2.24%를 기록했다. 채권 값이 올랐다는 의미다. 유럽의 대표적 안전자산인 독일 10년물 국채 역시 0.57%로 0.07%포인트 내렸다. 영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채 가격도 일제히 뛰면서 증시 부진을 상쇄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대니얼 브리즈만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 하락도 일부 역할을 했지만 금값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당분간 금값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미 경제 회복과 달러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금 가격이 장기 랠리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듯하다.
일본 미쓰비시상사의 조너선 버틀러 연구원은 "향후 수 주 동안 저가매수 기회와 안전자산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금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가 이란과 외교단절을 선언하면서 3일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4일에는 하락세로 반전됐다. 지정학적 위기감보다 중국 경기부진에 따른 수요둔화가 더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76% 내린 배럴당 36.7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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