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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정치서 사라진 새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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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언제나 함께 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희망과 기대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는 모두 두 단어를 가슴에 품고 있다.

하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정치는 예외일 수밖에 없다. 정초라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려고 해도 현실을 돌아보면 기대보다 분노와 실망스런 분위기만 가득하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신년사에서 "정치가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고 국회에 부여된 시대적 과제를 감당하기에 솔직히 많이 부족했다. 참으로 마음이 무겁다"고 개탄했다.
국회 상황을 보면 국민이 정치를 바라보는 시선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정기국회부터 본격 협상이 진행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 같은 경제활성화법안, 노동개혁 5개법안 처리문제는 여야의 이견으로 결국 해를 넘겼고 올해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진작 합의가 됐어야 할 선거구 획정 역시 매듭짓지 못했다. 대부금리 상한선을 규정한 대부업법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 서민과 기업 경영과 관련한 법을 놓고는 여야 기싸움만 있었지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

야당은 사분오열해 더 이상 정부여당에 대한 건강한 견제역할을 할 수도 없다. 여당은 그런 야당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갈길 바쁜 청와대는 그런 여야를 설득하기는커녕 강건너 불구경하는 식으로 국회를 비판하는데만 열을 올렸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정치가 민의를 대변한다고 자신할 수 있는지 의심할 여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
새해가 밝았지만 정치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더욱 슬프다. 선거구가 결정되지 않아 예비후보자들은 본인들이 뛰어야 할 지역구를 '적당히' 골라야 하는 모험을 하고 있으며, 각 당은 각자에게 유리한 선거룰을 만들기 위해 또 다시 피튀기는 경쟁을 해야 할 판이다.

그러는 동안 법안 처리는 지지부진해질 것이고, 서민들의 삶은 벼랑 끝으로 몰릴 게 뻔하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달라고 아우성치고 장년층은 임금피크제에 몰려 조기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경제가 올해에도 어렵다고 하는데, 정치는 희망은커녕 절망만 안겨주는 셈이다.

국민이 정치에 바라는 것은 공기같은 존재다. 보이지는 않지만 제 때 반드시 필요한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열과 갈등 대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분열과 갈등은 눈에 띄는 반면, 화합은 조용하고 보이지 않는다. 목소리를 높여 유명해지고 싶은 게 정치인의 속성이지만, 화합이라는 기본 바탕이 전제가 돼야 이견을 좁히더라도 부작용이 없고 정치인들이 때마다 외치는 '화합의 정치'가 가능하다.

올해 정국의 관심은 4월 총선과 5월 말 출범하는 20대 국회다. 국민의 선택에 따라 정치가 좌우된다는 점에서 총선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울 것이다. 비록 새해 희망은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도 정치인의 마음가짐이 바뀌어야 20대 국회에는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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