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호텔 객실요금에 봉사료와 부가가치세가 제각각 부과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함에 따라 대형 외식업체에서는 메뉴판에 가격을 표시할 때 부가가치세를 별도 부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반면 호텔은 관광사업의 특성을 고려, 의무대상에서는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급호텔 이용객들의 범주가 다양화되고 내국인 고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호텔들도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최종가격을 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르네상스호텔은 지난 크리스마스 특수를 맞아 출시한 패키지 가격을 34만원에 책정했다. 그러나 디럭스 룸 1박, 뷔페 레스토랑 2인 조식, 크리스마스 스페셜 디너 2인 코스메뉴, 2인 영화티켓 등이 포함된 이 가격에는 봉사료 10%와 부가가치세 10%는 별도였다. 소비자들이 실제 지불하는 금액은 40만8000원인 셈이다. 그렇다고 이 호텔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 봉사료, 부가가치세가 따로 붙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동안 호텔 레스토랑에서 판매한 14만9000원짜리 2인용 크리스마스 한정 스페셜 세트메뉴에는 봉사료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팔았다.
이 호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호텔들이 세금 및 봉사료를 별도로 부과하고 있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슈페리어 객실에서의 1박과 크리스마스 도자기 페인팅 수업을 할 수 있는 '컬러 유어 윈터'패키지를 28만9000원으로 책정해 판매했다. 하지만 세금 및 봉사료를 포함하면 최종소비자 지불금액은 34만6800원이 된다. 20만원대에서 30만원대로 껑충 뛰어오른 셈이다. 리츠칼튼 서울이 내놓은 패키지도 마찬가지였다. 코너 디럭스 숙박과 쿠키 등 간식이 포함된 해당 패키지는 35만원이지만, 세금과 봉사료를 포함할 경우 42만원을 지불해야한다. 봉사료는 제외하고 부가가치세만 별도로 부과하는 곳도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콘래드 서울이 올 크리스마스에 판매한 패키지는 봉사료 포함, 45만5000원이었지만 부가가치세는 별도였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역시 55만원짜리 패키지 상품을 내면서 봉사료는 포함하되 부가가치세는 별도로 뒀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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