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제품 늘어나는 긍정효과 넘어 품질저하 부작용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유통가의 제살깎기 경쟁이 제품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무리한 가격으로 경쟁에 나서다보니 짝퉁 제품을 비롯한 저질 제품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중국산 여성의류를 국내산인 것처럼 속여 유명홈쇼핑업체에 납품했던 일당이 구속됐다. 이들은 중국에서 만든 여성코트 3,600벌을 들여와 국내에서 제조된 것처럼 라벨갈이를 한 뒤 이 가운데 3400벌을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제품은 디자인이 같았으나 원단 재질이 다르고 단추 간격에도 차이가 발견됐다.
소비자들은 유명 대기업에서조차 마음놓고 물건을 살 수 없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일부 중소 인터넷업체에서나 일어나던 일들이 메이저 유통사에서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모든 중간업자들을 다 관리할 수는 없다면서도, 최근 유통가의 제살깎기 경쟁이 불량 제품 문제로 곪아 터져 나오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싼 제품들을 고집하다보니 품질 저하는 물론 짝퉁 제품까지 유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선 사례의 중국산 여성 의류는 국내산 제품보다 1벌당 원단 가격이 3만원 이상 쌌으나 홈쇼핑 업체는 의심없이 제품을 판매했다.
점차 초저가를 약속하는 품목들도 늘어 나고 있다. 일부 저렴한 미끼 상품으로 소비자들을 끄는 전략에서 모든 제품을 경쟁사 대비 싸게 판다는 전략이 늘어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무분별한 할인경쟁이 계속될 수록 저질 제품 문제가 끊이질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단기적 납품 단가 인하를 통한 할인보다는 물류시스템·업무흐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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