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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의 그림자]끝모를 출혈경쟁…규제 및 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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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세일·최저가 도전 등이 붙은 대형마트 가격경쟁 자료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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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지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 골목에 있는 A마켓은 계란 한 판에 3900원에 판매하면서 '최저가'라고 써붙여놨다. 특가판매라는 말에 사람들이 A마켓으로만 몰리자 이번에는 B마켓에서 3800원으로 낮추며 '파격할인'을 써놨다. 100원 가격 경쟁에 계란 한 판 가격은 3400원까지 떨어졌다.

'최저가' 경쟁의 흔한 모습이다. 비단 골목시장의 영세사업자끼리 벌어지는 일만은 아니다. 대형마트끼리 10원 할인경쟁은 매년 불어지는 진풍경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지난 8월에는 대형마트 업계가 삼겹살 10원 전쟁에 이어 가을꽃게 10원 전쟁을 벌였다. 가을 햇 꽃게를 100g당 900원대에 팔다가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890원으로 내리자 이어 홈플러스가 880원으로 내린 것. 최저가 경쟁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곧바로 이마트가 850원, 롯데마트는 840원까지 가격을 내리며 대형마트 3사 중 최저가를 찍었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최저가 경쟁은 물론 1+1 행사까지 벌이며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것.
유통업체들은 이윤이 적더라도 일단 소비자 확보를 위해 최저가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의 입장은 다르다. 무리한 최저가 경쟁은 가격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이는 결국 브랜드 이미지까지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었던 '최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제조사가 상품 가격을 정해 유통사가 그 이하로 팔지 못하게 하는 것)'를 최근 법 집행 동향 및 대법원 판례 등을 반영해 소비자 후생 증대 효과가 경쟁제한 폐해보다 크다고 판단될 때에 한해 예외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예를 들어 가전제조업체가 대형마트에 TV를 공급하면서 '10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는 팔지 말라'고 했을 때 100만원이 최저 재판매가격이다. 지금까지 공정거래 규정은 이처럼 제조사가 최저 재판매가격을 정해서 유통사에 강제하는 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서비스 경쟁 등으로 인해 소비자가 얻는 이익이 가격 경쟁 제한으로 소비자가 입는 손해보다 큰 경우에는 제조사의 최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가 허용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허용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다단계판매회사인 한국암웨이는 다단계 판매원이 판매하는 제품가격을 본사가 일방적으로 지정, 강제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한국암웨이는 2008년 소속 다단계 판매원에게 구입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최저재판매가격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로 결국 소비자가 싼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했다고 보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재판매가격을 유지하도록 한 것은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제 물건을 제 값에 주고 사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일 수 있지만, 유통업체들은 고객 확보를 위한 가격 마케팅 활동을 저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충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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