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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250도 '超강도·超현대'가 펄펄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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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제네시스 EQ900 특수강 생산 앞둔 현대 당진제철소 가보니…
-초고장력강판 생산 핵심기지
-무게 10% 가볍고 강도 2배↑
-열연·냉연강판·후판 이어 특수강까지 일관체제 완성


냉연->자동차강판->부품재까지 생산해내는 일관체제를 갖추고 있다. 사진은 1250℃로 시뻘겋게 달군 두께 25cm의 슬라브를 두께 3mm인 열연강판으로 만들기 위해 압력을 가해 길게 늘린 다음 롤처럼 감았다가 푸는 모습. ";$size="550,366,0";$no="2015112011135294415_3.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펄펄 끓어오른 피(쇳물)는 혈관(토페도카)을 타고 이동해 뼈(변속기, 기어, 엔진, 베어링)와 살(자동차외판)을 만들었다. 현대자동차의 초대형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EQ900'의 초고장력강판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최근 찾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내년 2월 특수강공장 상업생산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한 이후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총 투자비 11조원, 투입인원만 1023만 명이 동원된 당진제철소는 특수강 생산체제까지 갖추며 그야말로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만들어내는 일관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자동차수직계열화를 갖춘 곳은 전 세계적으로 인도의 타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유일하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나서 초대형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 EQ900'를 설명하며 '초고장력강판'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4년만에 공식석상에 나와 직접 신차발표를 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재료인 차 강판까지 추어올리는 일은 더욱 드문 일이다. 정 부회장이 내세운 제네시스 EQ900에는 초고장력강판이 기존모델(16.3%)보다 3배 많은 51.7%가 적용됐다. 초고장력강판은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것이 특징. 외부 충격에 따른 차제 비틀림과 굽힘 등 강성이 기존모델보다 181% 높다. 당진제철소는 이러한 초고장력강판을 만들어내는 핵심기지다.

"흡사 기찻길처럼 보이는 이 철로를 따라 토페도카가 320t의 쇳물을 담고 이동합니다. 이후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조정 등을 거쳐 반제품인 슬라브->열연->냉연->자동차강판->부품재를 소화하게 되죠. 사람으로 따지면 혈관입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관계자는 쇠로 만들어진 어뢰차(車)에 담겨 이동하는 1530도의 쇳물을 보며 이같이 설명했다. 당진제철소는 고로 3개(1200만t), 전기로 3기(340만t)를 보유하고 있어 연산 1540만t 수준의 조강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먼저 첫 공정인 열연공장에 들어서니 1250℃로 시뻘겋게 달궈진 슬라브가 롤로 된 레일을 따라 이동했다. 제빵공정과 비교하자면 반죽상태다. 6000t의 압력을 받아 수차례 압연과정을 거치면서 길이 10m, 두께 25cm였던 슬래브는 길이 1Km, 두께 3mm의 열연강판으로 변했다.

"치이익-!"

강판 표면에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물이 분사되면서 거친 숨소리가 났다. 냉각작업까지 마쳐 얇게 펴진 열연강판은 두루마리 휴지처럼 '돌돌' 말려 공장 한 쪽에 차곡차곡 쌓였다. 개당 무게 20t. 열연코일 하나에 자동차 25개가 나올 수 있다. 당진제철소의 3개 열연공장에서는 연간 850만t의 열연강판이 생산된다.

다음 공정인 냉연공장에서는 감겨 나온 열연강판을 다시 펴서 냉연강판을 만들어낸다. 거뭇거뭇 얼룩이 묻은 열연강판은 산세장치를 통해 염산탱크에 담가졌다. 이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매끈하고 하얗게 씻긴 냉연강판의 모습이 갖춰지게 된다. 이어 현대제철이 세계 최초로 채택한 '6스탠드 압연'에 들어간다. 기존 5개 롤러에서 6개 롤로 늘린 2700t의 압력과정을 거치면 3mm였던 강판 두께는 1mm까지 얇게 펴져나온다. 자동차용 초고장력강판 생산을 위해 현대제철이 처음 도입한 방식이다. 총 6번의 고압연과정을 거치면 마침내 초고장력강판이 생산된다. 제네시스에 쓰이는 것이 바로 이 강판이다.

현대제철은 내년 2월 특수강공장 상업생산에 돌입, 초고장력강판에 이어 자동차 부품소재까지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혁신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특수강 공장까지 건설하게 되면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후판에 머물렀던 당진제철소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명실상부한 일관제철소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충남)=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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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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