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발사 순항미사일, 초음속 장거리 폭격기 전력 녹슬지 않아
러시아는 또 지난 13일 파리에서 IS의 테러를 당한 프랑스와 군사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처럼 테러응징을 위한 폭격과 협력을 통해 서방의 대 테러 전선에 합류하면서도 러시아가 가공할 순항미사일·폭격기 전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해 블라디미르 푸틴 치하의 러시아가 미국이 얕잡아볼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러,마하 2의 초음속 전략폭격기 Tu-160 첫 실전투입 = 러시아는 지난달 31일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추락한 러시아 코갈림아비아 항공 여객기 7K9268편의 사고 원인을 IS가 설치한 폭탄의 기내 폭발로 결론 내렸다.
블랙잭이라는 이름이 붙는 Tu-160은 17일 다에쉬 폭격에서 첫 실전에 데뷔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스텔스 폭격기로 냉전시대에 설계된 B-2에 대응하는 옛 소련이 설계한 마지막 폭격기다. 이 폭격기는 폭격기 B-1, B-52보다 큰 기체를 자랑하는 러시아 최초의 장거리 제트 폭격기다. 크기는 길이 54m,너비 35~55.7m, 높이 13.1m다. 하얀 외부 도색과 날씬한 기체 때문에 '백조'라는 별명을 얻었다.
블랙잭의 강점 중 하나는 무시무시한 속도.최대 속도가 마하 2.05에 이른다. 강력한 쿠츠네초프 NK-32 후연소 터보팬 4기를 장착해 마하 2.05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기체 수명을 위해 마하 1.5로 비행속도를 제한하지만 엄청난 속도다. 미국의 제공 전투기 F-15도 요격하기가 힘든다고 한다. 미국의 B-2 스피릿 폭격기가 스텔스 성능에 의존한다면 블랙잭은 엄청난 속도와 무시무시한 폭장량에 기댄다. B-2, B-52는 공히 음속을 밑돌고, B-1도 최대속도가 마하 1.25 수준인데 블랙잭은 순항속도가 마하 0.9 정도니 엄청 빠르다.
블랙잭은 내부 폭탄창에 40t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31.6t을 싣는 B-52보다는 많고 56.7t을 싣는 B-1 랜서보다는 적은 량이다. Kh-55 장거리 순항핵미사일 6발, Kh-15 단거리 핵미사일 12발 등 핵 발사 능력도 갖췄다. 특히 미국 본토 공격을 감안해 제작했기 때문에 최대 항속거리가 2만㎞이며 작전 반경도 1만㎞에 이른다.
1981년 첫 시제기가 최초 비행을 했고 양산형 1호기는 1984년 우크라이나 공화국 프리류키의 제 184 수비중폭격기연대에 배치됐다. 옛 소련이 붕괴됐을 때 이 폭격기연대는 36대를 보유했다.우크라이나는 이 중 8대를 1999년 러시아연방공화국에 매각했다. 현재 16대만 임무를 수행중이다. 러시아는 오는 2023년 대량생산을 시작해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 파크다(PAK-DA) 가 취역하기 전까지 총 50여대를 생산할 계획으로 있다.
늙은 곰이지만 펀치력 강한 Tu-95도 폭격에 참여했다. 1955년 처음 공개된 이 폭격기의 나토 코드명은 '베어'이다. 미국의 장거리 전략 폭격기 B-52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터보프롭 엔진 4개를 달고 있으며 최대 항속거리는 1만5000㎞에 이른다.
최근에는 정찰기, 대잠초계기, 지휘통신기 등 다양한 용도로 개조돼 사용되고 있지만 최초 개발 목적인 장거리 전략폭격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무기 폭장량은 15t에 이른다. Kh-20, Kh-22, Kh-55 등 다양한 스마트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1970~1980년대 구소련 위협론을 만든 Tu-22M3 백파이어도 이번 공습에 동원됐다. 백파이어 편대는 18일 라카와 데이르에조르의 탄약고, 군시설과 훈련기지 등 6개의 표적을 맹폭했다. 최고속도가 마하 1.88, 전투반경 2410㎞인 백파이어는 IS 킬러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이번에는 OFAB 250-270 자유낙하폭탄을 투하했으나 공대함순항미사일 라두가 Kh-15 10발이나 대형 Kh-22 3발 등 약 24t의 무기를 탑재한다. 두 미사일은 최대 속도가 마하 5로 매우 빠르다. 특히 무게 약 5.9t인 Kh--22는990kg의 성형작약탄두를 달고 있어 항모를 가동불능상태로 빠뜨릴 파괴력을 갖고 있어 미해군을 떨게 했다. 이 때문에 백파이어는 항모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백파이어 시제기 Tu-22M0는 1969년 8월 말 첫 비행을 했고 M3형은 1977년 첫 비행을 해 1978년부터 양산됐다. 최후형인 Tu-22M3은 옛 소련 붕괴 직전인 1989년 3월 실전배치됐으며 총 약 500대가 생산됐다.
도입 초기 대량의 장거리 대함 미사일을 t 탑재해 미 해군을 떨게 했다. 게다가 최고 속도가 마하 1.88이고 마후 1.6의 속도를 상당기간 지속할 수 있다.
◆러, 장거리 순항미사일 Kh-101 첫 실전사용했나?=러시아 전략폭격기의 지난 18일 다에쉬(Daesh) 폭격은 블랙잭의 실전 데뷔일 뿐 아니라 러시아의 비밀 순항미사일 즉 라구다 Kh-101의 첫 실전 데뷔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미국의 안보 전문 매체 더내셔널인터레스트(TNI)는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은 러시아가 구형 라두가 순항미사일 Kh-55와 Kh-555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라두가 Kh-101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보 당국도 같은 날 Tu-95가 지금까지 전투에서 사용하지 않은 무기를 배치했다고 확인해 이 같은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러시아의 이즈베스티아는 2013년에 미사일이 실전배치됐다고 보도했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미사일 위협을 다루는 전문 사이트인 미사일스레트닷컴(Missilethrear.com)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길이 7.45m, 지름 51cm, 탄두중량(재래식 탄두) 400kg, 총발사중량 2.3t의 대형 미사일이다. 미국이 자랑하는 순항미사일 토마호크(5.56m, 약 1.45t)보다 대형이다. 사거리는 2000km이상, 최대 3000km로 추정되고 있다. 일부 서방 전문가들은 비행사거리가 5000km에 이리는 것으로 추정한다. Tu-95가 이 미사일을 좌우 날개 밑에 각각 네 발씩 장착하고 비행하는 모습이 관측되기도 했다. 250kg짜리 핵탄두를 장착한 것은 Kh-102로 부른다. 둘 다 속도는 마하 0.77 정도로 추측될 뿐 확실한 데이터는 없다.
사거리와 핵탄두 장착 능력 외에 더 놀라운 점은 탄착오차 즉 원형공산오차(CEP)가 극히 낮다는 점이다.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아는 2012년 재래식 탄두 장착 Kh-101의 CEP가 사거리 6000마일(약 9560km)에 30피트(약 9.14m)미만이라고 보도해 충격을 줬다. 관성유도와 러시아판 GPS인 GLONASS를 이용한 위성항법 시스템, 적외선 이미지 종말 유도시스템으로 정확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Kh-101이나 102에 필적할 만한 미국의 순항미사일은 AGM-129 어드밴스트 크루즈 미사일이 꼽히지만 이미 퇴역됐다. 미공군은 이들 러시아 순항미사일의 개념을 본뜬 장거리 원격 미사일(Long Range Stand Off missile)을 개발 중이다.
박희준 논설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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