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시작 서울·경기 잇따라 정책 내놔...정부 "실효성없는 인기영합" 반대, 여당 "아편같은 정책" 비난...청년단체 "버팀목될 것" 반박
우선 청년수당에 불을 지핀 건 성남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10월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 거주 19~24세 청년들에게 연간 100만원의 '청년배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예산상 제약을 들어 내년에는 24세 청년에게만 지급하고 지급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성남시는 이 사업을 위해 지난 9월24일 청년배당을 입법예고했다. 성남시는 청년배당을 위해 필요한 내년 예산 113억원도 편성했다.
두번째로 나선 곳은 경기도. 만 18~34세 저소득 근로청년 500명에게 3년 이상 일자리를 계속할 경우 매월 10만원씩 지원하는 '일하는 청년통장' 제도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기도는 성남시와 차별성을 강조한다. 지원대상은 1인 가구 기준 월 125만원 이하 일하는 청년으로 3년간 일자리를 유지하는 조건이다.
서울시의 경우는 또 다르다. 성남시와 달리 모든 청년이 아니라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사람들에게 6개월간 50만원의 수당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박원순 서울시장 등 서울시 관계자들은 "복지정책이 아니라 일자리 지원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 시장은 "누가 이런 정책을 복지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어떤 청년이 50만원을 받자고 취업 기회를 마다하겠느냐. 무조건 비판하는 것 자체가 무책임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13일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청년수당제도는 사회보장사업이므로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사업 신설 절차에 따라 복지부 및 사회보장위원회와 협의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에서도 "청년 수당은 청년의 정신을 파괴하는 아편과 같은 것"이라는 원색적 비판을 내놓고 있다. 지자체장들이 인기를 의식해 세금을 퍼붓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도 갈려져 있다. 청년유니온 관계자는 "청년수당은 고통을 증명한 대가로 주어지는 '시혜'가 아니라 시민으로서 청년이 마땅히 가져야 할 '권리'"라며 "시범사업을 거쳐 앞으로 충분히 규모를 키운다면 제도의 공백지대에서 불안정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청년 구직자ㆍ실업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노동계 인사는 "전시성이라는 의혹을 살 수 있다"고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청년 고용 활성화라는 근본적인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돈 몇 푼 쥐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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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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