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팔레드도쿄서 이불 '새벽의 노래 Ⅲ' 展

이불, <새벽의 노래 Ⅲ>, 전시광경, 팔레 드 도쿄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작가 이불의 대형 설치작품 '새벽의 노래 Ⅲ'(오바드 III) 전시가 19일 개막돼 내년 1월 10일까지 프랑스 파리 팔레드도쿄(Palais de Tokyo)에서 진행된다.

팔레드 도쿄 내 '명예의 계단'에 설치된 이번 작품은 국내 중진 작가층을 공고히 하기 위해 마련된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의 첫 번째 해외전이다.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하는 공식사업 행사이기도 하다.

이불(51)은 1990년대 후반부터 뉴욕현대미술관, 뉴뮤지엄, 구겐하임미술관, 베니스비엔날레, 퐁피두아트센터 등 주요 해외미술관에서 전시를 열었다. 1980년대 작품 활동 초기 퍼포먼스, 설치, 조각적 작업을 통해 아름다움, 파괴 등을 주제로 한 인습타파적 작업을 펼쳤으며, 1990년대 후반에는 기계와 유기체의 하이브리드인 사이보그(Cyborg) 시리즈 작업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0년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개인의 기억과 경험을 인류의 역사적 사건들과 결합시키고, 성찰과 비판의 시각을 제시하는 대규모 설치작업인 '나의 거대서사'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작품 역시 이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다. 새의 날개를 붙인 듯한 구조물 아래 뒤집어진 우산 형태의 물체에 전구가 빛을 내뿜고 있다. 작품 안에선 일정 시간 간격을 두고 연기가 뿜어져 이내 전시공간을 가득 채운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하얀 공간 위로 빛들이 반짝인다. 작가는 중세부터 16세기까지 유럽에서 유행했던 서정시에서 이뤄지지 못한 아름다운 사랑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차용한 새벽 이미지 '오바드(Aubade)'의 개념을 담았다. 점멸하는 LED 조명과 전시실 전체를 주기적으로 채웠다 사라지는 증기가 시각적 효과를 더한다. 구축적 설치물과 공간에 스며든 빛과 증기는 드러냄과 사라짐을 통해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의미를 생성하며 작품이 지니는 무게와 깊이를 더욱 완성도 있게 만든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