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인 부담감과 늘어나는 전장, 새 스윙에 대한 적응기간 필요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메이저만 가면 꼬이네."
훨훨 날다가 메이저대회에서는 유독 약해진다.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야기다. 15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 시즌 두번째 메이저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에서는 아예 '컷 오프'되는 수모를 겪었다. LPGA투어 55개 대회 만에 첫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넘버 1' 자리는 박인비(27ㆍKB금융그룹)에게 넘겨줬다.
올 시즌 첫번째 메이저 ANA에서는 공동 51위, 특히 2라운드에서 1오버파를 쳐 LPGA투어 역사상 첫 30라운드 연속 언더파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더 좋은 스코어를 만들기 위해 몰아 붙였다가 실패했다"며 "스스로 압박한 게 문제가 됐다"고 했다. KPMG챔피언십을 앞두고는 "최연소 메이저 우승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마음을 다스렸지만 공동 74위로 무너졌다.
어려운 코스세팅도 걸림돌이다. 165㎝의 리디아 고는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254야드(48위), 왜소한 체격처럼 장타보다는 정교함으로 승부하는 선수다. 메이저무대는 그러나 점점 전장을 늘리는 추세다. 일단 멀리 쳐야 한다. 리디아 고는 실제 상대적으로 전장이 짧았던 ISPS한다호주여자오픈(파73ㆍ6479야드)과 스윙잉스커츠클래식(파72ㆍ6507야드)에서 올 시즌 2승을 수확했다.
리디아 고는 그러자 스윙교습가 데이비드 레드베터와 함께 스윙을 교정하는 한편 하이브리드 3개(20도, 23도, 25도) 중 20도를 빼고 5번 아이언을 넣는 등 클럽 구성을 바꾸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새 스윙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리디아 고는 "지금을 즐기는 게 전부"라면서 "메이저 우승은 내 골프 인생에 한 번만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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