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의 현대 문화ㆍ예술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상고르 대통령이다. 그는 세네갈 독립초기에 대통령 중심제를 확립하고 1980년에 당시 압두 디우프 총리에게 대통령직을 인계, 평화적 정권교체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세네갈에는 지금까지 쿠데타가 한 번도 없었으며 이 점이 아프리카에서 세네갈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상고르를 정치가라기 보다는 프랑스어권 문호로 더 많이 기억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시인' 상고르가 더 친근하다. 그는 총리에게 대통령직을 물려 준 뒤 프랑스 북부로 거처를 옮겨 아프리카의 강인한 생명력을 담아낸 주옥같은 시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는 1983년 6월 아프리카인 최초로 프랑스 국립학술원 회원이 되었는데 이는 보수적인 프랑스 학술원의 전통에서 보면 가히 '사건'이었다.
다음으로 2013년에 흑인 최초로 '프랑스 미술 아카데미' 회원이 된 조각가 우스만 소우가 있다. 소우는 50세가 되어서야 조각에 몰두했는데 20여년간 물리치료 경험에서 온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독특한 세계를 추구했다. 그의 '리틀 빅혼의 전투'시리즈 작품들이 1999년에 파리 '예술의 다리'에서 전시되었을 때 3백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몰렸다고 한다. 소우는 또한 드골과 만델라 같은 위인들의 동상을 통해 자신의 세계관을 제시해 나갔는데 일례로 만델라를 아프리카의 부패를 잡아내는 골키퍼로 표현했다.
음악분야에선 우리나라에서 2007년에 나윤선 등과 공연한 바 있는 유순두르를 들어야겠다. 그는 가뭄, 빈곤, 질병 같은 아프리카의 애환, 그리고 이런 어려움을 도맡고 있는 세네갈 여인들의 힘과 아름다움을 가슴 절절히 읊어 내 1996년 아프리카 최고 예술상을 받았다.
세네갈 문화와 예술을 얘기하면서 빠뜨려서는 안 될 인물이 또 있다. 1974년부터 1987년까지 유네스코(UNESCO) 사무총장을 지낸 아마두 마타르 음보다. 그는 '다양한 목소리, 하나의 세계(Many Voices, One World)'라는 보고서를 통해서 유네스코의 이념과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크게 기여했다.
신종원 주세네갈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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