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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네갈의 예술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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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원 주세네갈 대사

신종원 주세네갈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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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이 서울을 다녀갔다. 세네갈은 아프리카 중서부에 자리 잡은 비교적 조그만 나라다. 한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측면을 살펴봐야 하지만 오늘은 세네갈이 배출한 대표적인 문화ㆍ예술인을 짚어 보고자 한다.

세네갈의 현대 문화ㆍ예술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상고르 대통령이다. 그는 세네갈 독립초기에 대통령 중심제를 확립하고 1980년에 당시 압두 디우프 총리에게 대통령직을 인계, 평화적 정권교체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세네갈에는 지금까지 쿠데타가 한 번도 없었으며 이 점이 아프리카에서 세네갈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상고르를 정치가라기 보다는 프랑스어권 문호로 더 많이 기억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시인' 상고르가 더 친근하다. 그는 총리에게 대통령직을 물려 준 뒤 프랑스 북부로 거처를 옮겨 아프리카의 강인한 생명력을 담아낸 주옥같은 시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는 1983년 6월 아프리카인 최초로 프랑스 국립학술원 회원이 되었는데 이는 보수적인 프랑스 학술원의 전통에서 보면 가히 '사건'이었다.
그 외에도 세네갈에는 족적을 남긴 문화ㆍ예술인들이 많이 있다. 우선, 아프리카 영화의 대부로 불리는 우스만 셈벤을 들 수 있다. 그는 '우편환(le Mandat)'으로 1965년 베니스영화제 비평가상, '흑인소녀(la Noire de...)'로 1967년 칸영화제 작품상, '여성할례(Moolaade)'로 2003년 칸영화제 최고 외국영화상인 '주목할 만한 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는 마르세유 항구 노동자로 연명하던 청년시절의 아픔을 초기에는 소설로 담아냈으나 1960년부터는 상당수가 문맹자인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영화제작을 선택했다.

다음으로 2013년에 흑인 최초로 '프랑스 미술 아카데미' 회원이 된 조각가 우스만 소우가 있다. 소우는 50세가 되어서야 조각에 몰두했는데 20여년간 물리치료 경험에서 온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독특한 세계를 추구했다. 그의 '리틀 빅혼의 전투'시리즈 작품들이 1999년에 파리 '예술의 다리'에서 전시되었을 때 3백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몰렸다고 한다. 소우는 또한 드골과 만델라 같은 위인들의 동상을 통해 자신의 세계관을 제시해 나갔는데 일례로 만델라를 아프리카의 부패를 잡아내는 골키퍼로 표현했다.

음악분야에선 우리나라에서 2007년에 나윤선 등과 공연한 바 있는 유순두르를 들어야겠다. 그는 가뭄, 빈곤, 질병 같은 아프리카의 애환, 그리고 이런 어려움을 도맡고 있는 세네갈 여인들의 힘과 아름다움을 가슴 절절히 읊어 내 1996년 아프리카 최고 예술상을 받았다.
이런 그가 1998년 프랑스월드컵 개막전 노래를 통해 세계무대에 진출하고 1999년부터는 뉴욕과 파리에서 매년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해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콘서트는 2008년까지 계속됐으며 2004년에 녹음한 앨범 '이집트(Egypt)'로 이듬해 그래미상을 탔다.

세네갈 문화와 예술을 얘기하면서 빠뜨려서는 안 될 인물이 또 있다. 1974년부터 1987년까지 유네스코(UNESCO) 사무총장을 지낸 아마두 마타르 음보다. 그는 '다양한 목소리, 하나의 세계(Many Voices, One World)'라는 보고서를 통해서 유네스코의 이념과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크게 기여했다.


신종원 주세네갈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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