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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수학여행 반토막 난 제주…요우커가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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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지난 24일 제주공항에서 유커 등 관광객들이 여행가방을 찾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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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씨와 맑은 공기, 맛있는 먹거리가 제주도의 매력입니다”

지난 25일 제주 연동 ‘바오젠 거리’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취양(26)씨는 제주도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었다. 중국의 남부지역 광둥성(廣東省) 광저우(廣州)에서 친구 두 명과 함께 지난 22일 입도한 그는 사흘째 먹거리 여행을 이어갔다.
이날 바오젠 거리에서도 셋이 나란히 김말이 튀김을 나눠먹고 있었다. 취양은 “제주도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이것(김말이 튀김)”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취양 일행은 텔레비전 드라마를 통해 제주도를 알게 됐다. 패키지 여행(단체 관광)이지만 이틀간 자유시간이 허용돼 쇼핑과 ‘먹방’을 즐겼다. 1인당 준비한 여행경비는 1만위안(174만원 상당). 취양은 “대부분의 상점에서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있어 불편한 점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제주시 연동에 조성된 바오젠 거리의 모습. 낮에는 유커들 대부분이 관광지와 면세점에 있어 거리가 한산한다.

제주시 연동에 조성된 바오젠 거리의 모습. 낮에는 유커들 대부분이 관광지와 면세점에 있어 거리가 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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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제주도는 국내 수학여행객 대신 중국 관광객들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제주도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 수학여행객은 지난해보다 46.3%가 감소했다. 대신 중국인 관광객은 계속 늘어 올해 들어서만 48만7728명(3월까지 누적관광객 수)이 찾았다. 중국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 관광객이 급증하는 만큼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제주도는 예상하고 있다.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은 2010년 40만6164명, 2011년 57만0247명에서 2012년 108만4094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이후 2013년 181만2172명, 지난해 285만9092명 등으로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중국 내 한국 드라마의 인기와 비교적 저렴한 여행경비, 제주도의 무비자 정책까지 삼박자가 갖춰진 덕분이다.

돈 잘 쓰는 요우커가 몰려오면서 제주도의 관광 상품도 바뀌고 있다. 이날 찾은 신제주에 있는 바오젠 거리는 중국 관광객을 위해 조성한 곳이다. 2011년 9월 중국의 건강용품업체 바오젠그룹의 직원 1만1000명이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
낮에는 성산일출봉과 만장굴 등 입장료가 저렴한 관광지를 둘러보다 밤이 되면 바오젠 거리에서 쇼핑을 한다. 이곳의 상점은 물론 근처 호텔 카지노 중국 관광객 특수를 누리고 있다. G호텔 지배인 김성배( 44·가명)씨는 “손님 대부분이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라며 “중국 관광객이 몰려오는 지난달 말부터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제주도 상점들도 중국어 간판을 내걸고 중국인들을 맞고 있다. 중국인 개별 여행객이 크게 늘면서 바오젠 거리 내 식당 메뉴에도 음식 사진과 함께 중국어 설명이 적혀 있다. 제주도 토속음식인 '고기국수' 식당에서 만난 중국인 양귀빙(30)씨는 "여행 안내서에 보고 찾아왔다"면서 "이 집이 맛집이 맞느냐"고 묻기도 했다.

바오젠 거리뿐만 아니라 관광지 곳곳에서도 중국어 간판이 쉽게 눈에 띄었다. 씀씀이가 큰 요우커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요우커 쇼핑목록 1순위인 1만원 이하 저가화장품의 경우 요우커 1명당 매장 한 곳에서만 30만~50만원 상당의 제품을 쓸어 담는다.

일각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중국인 부동산 투자가 늘면서 인근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는 데다 단체 관광객의 경우 대부분 중국인이 운영하는 상점을 이용하고 있다. 택시기사 임모(61)씨는 "조만간 제주도에 중국 사람이 더 많아질까 걱정"이라며 "중국 관광객이 너무 시끄러워 불편함이 많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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