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파랑 vs 흰색" 세계 인터넷을 달군 '드레스논쟁'…이유를 알려드립니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텀블러 이용자 'swiked'가 처음 올린 드레스 사진(출처 : tumblr, 버즈피드)

텀블러 이용자 'swiked'가 처음 올린 드레스 사진(출처 : tumblr, 버즈피드)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지금 전 세계 인터넷 커뮤니티가 들끓고 있습니다. 한 여성이 입은 원피스 드레스를 뒤에서 찍은 사진인데, 어떤 색으로 보이시나요?

발단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사진 공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텀블러'를 이용하는 한 사용자가 올린 게시물에서 비롯됐습니다. 'swiked'란 계정명을 사용하는 이 여성 사용자는 사람들에게 '도와주세요. 이 옷 색깔이 흰색·금색인가요, 파란색·검은색인가요? 저와 친구들의 의견이 완전히 갈려 결론을 내릴 수가 없습니다'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원글 바로가기 <링크>).
이 드레스의 색깔을 놓고 어떤 사람들은 '흰색 바탕에 금색 레이스', 또 어떤 사람들은 '파란색 바탕에 검은 색 레이스'라고 주장하면서 순식간에 수많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어떻게 그렇게 보일 수가 있느냐"며 양쪽으로 갈린 사람들의 논쟁 속에 이 사진은 SNS를 타고 곳곳으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미국 SNS기반 뉴스사이트 '버즈피드'에서는 한국시간 3시 현재 1800만건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고, 다른 주요 매체들에서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버즈피드 여론조사에서는 '흰색·금색'이란 의견이 73%, '파란색·검은색'이란 의견이 27%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서도 빠르게 퍼지면서 일부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투표'를 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파란색·검은색'이라고 답한 직원들은 대부분이 여성들이었습니다. 저희 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룸에서도 파·검 3명, 흰·금 13명으로 의견이 갈렸는데, 남성들은 모두 흰색·금색이라고 답했습니다.
영국 Roman Originals의 홈페이지. 문제의 드레스를 찾을 수 있다.

영국 Roman Originals의 홈페이지. 문제의 드레스를 찾을 수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정답은 무엇일까요? 해외 인터넷 이용자들은 결국 이 드레스의 원래 판매처까지 찾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영국의 한 디자이너숍 홈페이지에 있는 이 옷의 진짜 색상은 파란색/검은색이었습니다.

흰색과 금색의 다른 색상이 있지 않느냐는 반문도 가능한데, 이 옷은 아이보리색·검은색, 빨간색·검은색, 핑크색·검은색, 그리고 파란색·검은색의 조합으로만 판매되고 있습니다. ('romanoriginals.co.uk' 홈페이지 <링크>)

그래픽 툴 '포토샵'의 어도비사에서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 사진의 색상 분석까지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adobe사 트위터 공식계정에 올라온 문제의 드레스 트윗.(출처 : 트위터)

adobe사 트위터 공식계정에 올라온 문제의 드레스 트윗.(출처 : 트위터)

원본보기 아이콘


이같은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요? 빛의 반사에 따른 '착시효과'로 보는 의견이 가장 설득력있어 보입니다. 밤에 검은 옷을 입고 가로등 아래 서면 빛이 반사되면서 시점에 따라 다른 색깔로 보이는 현상입니다.

IT/과학 전문지 '와이어드(wired)'는 "우리의 눈이 우리가 보는 그대로 인식하지 않는다"면서 과학적인 설명을 제시했습니다.

사물의 색광(色光)이 수정체를 지나 망막에 맺히면 시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되며, 이 신호는 대뇌피질 부분인 시각령에서 처리됩니다. 제이 나이츠 워싱턴대 신경과학 교수는 “우리 시각 시스템은 색광에 대한 정보를 일부 버린 뒤 사물이 실제 어떤 색깔인가 하는 정보를 추출한다”고 설명합니다.

웰슬리대학의 색채·시각 연구원 베빌 콘웨이는 “우리 시각 시스템은 햇볕의 색조가 변함에 따라 이를 보정해서 보이는 것을 인식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류는 낮에 잘 보도록 진화했는데 햇빛은 아침에 동이 터서부터 질 때까지 분홍에서 정오를 거쳐 검정, 붉은 쪽으로 색조가 바뀌는데 뇌가 이를 보정한다는 것이다.

콘웨이는 이런 보정 작업을 하는 정도가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어떤 사람은 파란 색조를 덜 받아들이고 그런 사람은 드레스를 흰색과 금색으로 본다"고 풀이했습니다. 이와 달리 금색을 덜 인식하는 사람은 파란색과 검정으로 여긴다는 것이죠.

여기에 사진의 밝기와 명도, 사용자의 모니터 설정 등에 따라 각각 다른 해석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넌 어떻게 이렇게 볼 수 있냐"며 옆 사람의 답변에 답답해 하셨다면, 의문이 다소 풀리는 부분입니다.

심리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처음 흰색·금색으로 보셨다면, 정답을 안 지금 다시 위의 사진을 봐 주세요. 혹시 이제는 파란색·검은색으로 보이지 않으시나요?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