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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설 깨졌다…'매운 맛·빨간 립스틱·하이힐' 안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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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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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공식 '매운 맛, 빨간 립스틱, 하이힐, 독한 술' 안 팔린다
경기불황 장기화된데 따른 영향…개인소비성향도 뚜렷해져
향수, 고급디저트 등 '작은사치'가 새 트렌드로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빨간립스틱, 미니스커트, 하이힐, 매운 맛 등으로 대변되는 '불황의 속설'이 깨지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불안한 심리에 위안을 얻을만한 것을 찾는다는 것에서 유래됐지만 매출이 역행하면서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불황의 장기화를 이유로 들었다. 단기간의 불황에는 화려한 것을 찾지만 유행을 따라가기에는 경기침체의 기간이 너무 길어졌다는 것이다. 개인소비성향 패턴이 속설을 넘어설 정도로 뚜렷해진 점도 요인으로 꼽았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26일까지 롯데백화점의 색조화장품 판매량은 전년대비 3% 신장에 그쳤다. 전체 화장품 매출 5.5% 신장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불황아이템과 거리가 먼 해외패션과 레저는 같은 기간 13.5%, 18.6%로 신장했다.

불황의 대명사인 하이힐의 인기도 굽낮은 플랫슈즈에 가량 밀렸다. '경기불황은=매운맛'이라는 공식도 시들해졌다. 올들어 청양고추와 고춧가루 등을 활용해 출시한 신제품은 10여 개에 불과하지만 올리고당, 꿀, 버터, 메이플시럽 등을 활용해 선보인 신제품은 50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 시작된 허니버터 감자칩의 성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라면시장에서도 2013년 이후 매운맛 신제품은 거의 실종된 상황이다. 매출도 하향세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8%였던 매운라면 판매비중은 올해 같은 기간 -9.5%로 급감했다.
독주(酒) 역시 찾는 사람이 줄었다. 롯데마트의 지난 2013년 양주 매출 구성비는 11.1%에서 25일 현재 9.4%로 떨어졌다. 소주 역시 같은 기간 16.2%에서 13.6%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불황이 반복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불황일 때 화려한 것들이 반짝 유행하지만 장기화되면 소비를 급격히 줄이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12대 소비 지출 비목 중 의류ㆍ신발 월평균 지출은 16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0.1% 감소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황일 때 반짝 유행하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고 반복되면 속설도 깨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경제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 욕구는 '작은 사치'형태로 나타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향수, 디저트 등이다. 갤러리아명품관의 향수 매출 군은 지난해 30% 이상 신장했다.

황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불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안주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달콤한 디저트가 유행하는 것도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인내하기보다는 현재 삶에서 조그만 즐거움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백찬규 삼성증권 연구원도 "작은 사치는 일종의 불황형 소비 행태"라며 "기존 해외 명품과 같은 보여주기식 사치재의 통속적 특성과는 달리, 먹고 꾸미고 즐기는 일상적인 카테고리에서 소비여력내 스스로에게 사치스러운 만족감을 선사하는 품목이 주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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