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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된 독일공산당 '폭력혁명' 정강 놓고 논란

최종수정 2014.12.19 13:50 기사입력 2014.12.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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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사례가 독일공산당 해산 결정이다.

서독 연방헌법재판소는 1956년 8월 독일공산당이 목적과 활동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할 뿐 아니라 폐지하려고 하며 연방공화국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려고 기도한다며 해산을 결정했다.
독일공산당 해산 결정은 연방정부가 1951년 청구한 이후 5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이처럼 오랜 시일이 걸린 것은 강한 반대에 직면해 심리 등 절차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독일공산당 해산 결정을 둘러싼 논란은 이 당이 해체된 이후에도 이어졌다.

◆정강 변화 무시해 비판받아= 연방헌재는 독일공산당이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위한 투쟁정당으로서 폭력혁명 방법으로 연방공화국을 혁명적으로 전복하려고 하며 권력을 획득함으로써 프롤레타리아 독재국가 형태를 수립하려고 하는 혁명정당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노동자 계급의 정치적 지배 달성을 표방한 독일공산당의 당헌과 이에 따른 정강과 당원의 행동으로 뒷받침되고 있다고 연방헌재는 근거를 들었다. 또 독일공산당은 권력을 획득한 후 독일 전역을 포괄해 소비에트점령지역과 일치하는 지배체제를 확립하는 혁명정부를 수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제시했다.
독일공산당이 해산된 뒤 ‘폭력적인 방법으로 연방정부를 전복한다’는 정강이 잘못 인용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연방헌재가 평결을 내리기 전인 1956년 2월 독일공산당이 프롤레타리아 혁명노선을 정강에서 삭제하고 의회민주주의적인 방식에 의한 평화적 정권 수립을 채택했다. 따라서 독일공산당이 프롤레타리아 폭력혁명을 계획적으로 수행하려고 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치적 후폭풍도 일었다. 당시 콘라드 아데나워 서독 총리는 독일공산당 해산 조치를 끌어내기 위해 연방헌재의 심의규정을 개정했다. 이를 두고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했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는 최근 언론매체 프레시안에 이 사례를 소개하며 “서유럽 우방 국가들로부터 압력이 밀려들었다”고 기고했다. 공산당을 의회정치 전통의 일부로 인정하고 있던 서유럽 우방국들이 서독을 공산당을 허용하지 못하는 정치적 미성숙자라고 비판했다는 것이다.

◆터키ㆍ스페인ㆍ태국도 해산= 독일은 앞서 1952년에 나치의 후신을 자처한 독일사회주의제국당을 해산했다. 독일사회주의제국당은 나치당 당원과 히틀러 소년단 출신들이 주축이 돼 1951년 창당했다. 서독 연방정부는 그해 “독일사회주의제국당이 선거인들에게 테러를 시도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저해하려고 의도하고 있다”며 연방헌재에 정당해산을 청구했다.

독일에서는 지금도 정당해산 청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방정부는 2003년 신나치정당인 독일민족민주당에 대해 정당해산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연방헌재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독일 상원인 연방참사원이 지난해 다시독일민족민주당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했고,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다.

터키도 몇 차레 정당을 해산했다. 정교 분리에 반대하는 이슬람 신정(神政)정치를 목표로 하는 정당, 좌파 정당, 쿠르드족 독립을 요구하는 분리주의 정당 등이 해체됐다. 회당이 1988년 해산됐고 자유민주당 1993년, 인민노동당 1993년, 민주당 1994년 등이 사라졌다.

스페인 대법원은 바스크지역 분리를 내건 정당 바타수나에 대해 2003년 해산 결정을 내렸다. 태국에서는 선거부정을 저지른 정당 타이락타이(2007년)와 국민의힘ㆍ찻타이ㆍ마치마티파타야(2008년)가 해체됐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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