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대학 연구팀, 코끼리와 나무 성장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코끼리의 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코끼리 개체수가 줄어들면 열대 우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태국의 경우 코끼리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열대우림의 나무 성장에 큰 틈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스는 18일(현지시간) '무분별한 사냥이 열대우림에 재앙을 만들고 있다(As elephants go, so go the trees: Research shows hunting can have catastrophic effects on tropical forests)'는 플로리다대학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코끼리가 사라지면서 열대우림도 곤경에 처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동물들이 채소 등을 먹은 뒤 '나무 씨앗'을 멀리까지 옮기는 역할이었다. 연구팀은 결과적으로 코끼리 등에 대한 불법포획이 계속된다면 숲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레버 커플린 연구원은 태국에서 나무에 관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3년을 보냈다. 특히 부모 나무에서부터 떨어진 씨앗이 다시 큰 나무로 자라는 데이터에 집중했다. 이어 동물에 의해 이동하는 경우와 비교했다. 태국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아 15년 동안의 데이터를 포함시켰다.
연구팀은 이 같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동물들이 옮긴 씨앗에서 자란 나무가 훨씬 단단하고 건강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물론 이 씨앗을 옮긴 동물들은 지금은 불법 사냥으로 사라지고 없는 상황이다. 동물들이 사라진다면 '단단하고 건강한' 나무도 그만큼 없어진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열대우림 지역에서 동물들이 사라지면 숲도 덩달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십 년 동안 동물들이 나무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려주는 첫 연구결과"라며 "불법 사냥이 나쁘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왜 나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총이 코끼리만 죽이는 게 아니라 숲도 함께 죽이고 있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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