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섬유 전시회 개막, 대기업 참여에 해외 바이어들 집중
첨단 섬유 신소재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국내 최대 섬유 전시회가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버려진 어망과 페트병을 활용한 아웃도어 원단부터 젖산과 피하지방까지 조절해주는 원적외선 방사 섬유, 화장품 기능을 입힌 이른바 ‘피부에 입는’ 코스메틱 원단까지 다양한 섬유들이 한 곳에 모였다.
이날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띈 모습은 중국에서 찾아온 바이어들이다. 한국인 통역사까지 별도로 고용할 정도로 국내 섬유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 내 섬유시장이 양적 성장을 앞세워 세계 1위로 올라섰지만 결국 품질을 앞세운 한국 시장으로 다시 돌아선 영향이라는 게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10년만에 전시회에 모습을 보인 원사 대기업 역시 국내외 바이어는 물론 해외 언론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06년 이후 해외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참여하지 않았던 효성, 코오롱패션머티리얼, 휴비스 등 화섬 대기업과 국내 최대 글로벌 의류 수출 업체인 세아상역과 팬코도 참가했다.
효성은 이날 탄소섬유 탠섬과 아라미드 섬유 알켁스를 대표 상품으로 내놨다. 알켁스는 강철의 5배 강도를 가진 아라마드 원사로 방탄재킷과 광케이블 등에 응용된다. 탄소섬유 탠섬은 항공기 날개·동체 같은 항공우주산업, 스텔스함 선체 같은 군사용 소재로 응용할 수 있어 철의 대체 상품으로도 불린다.
특히 효성의 섬유 산업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조현준 사장은 이날 현장을 찾아 2시간 넘게 고객사와 얘기를 나누고 전시회 참여사를 모두 둘러보는 꼼꼼함도 선보였다. 이날 조 사장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섬유시장의 급속한 성장세를 의식해 “중국과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야한다. 연구개발을 통해 수요층 공략에 성공한 해외 브랜드를 살펴야한다”고 밝혔다.
국내 의류 수출업계 1위에 오른 세아상역 부스에도 반나절만에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30여개 업체, 50명이 넘는 바이어가 다녀갔다. 원단공장인 인도네시아 윈텍스타일, 패션전문 그룹사 인디에프의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세아상역 부스를 찾은 바이어들은 기능성 원단의 단가를 확인하거나 샘플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중 10여업체는 세아상역의 그룹사인 패션전문기업 인디에프의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메모를 현장에 남기기도 했다. 이곳 부스에는 10여개 협력사들이 방문하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원부자재 업체들이 상생을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이밖에 화장품 기능을 넣은 코스메틱 섬유와 돌로 만든 ‘광석섬유’, 참숯과 한지를 원료로 한 친환경 섬유, 빛을 열로 전환시키는 기능을 지닌 첨단 에너지 섬유들까지 바이어와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권영환 섬삼연 상무는 “그동안 14차례의 전시회를 통해 국산 소재 활성화에 기여하고 소재와 패션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트렌드를 끌어왔다”며 “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점을 감안해 더욱 전문화된 섬유 비즈니스 전시회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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