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먼 우주에서 '은하수'로 돌아오는 지도 있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당신이 외계인에 납치됐다면? 물론 '~하다면'이란 가정이다. 과학자들이 3일(현지시간) 15억광년의 크기 이상을 포함하는 우주 지도를 공개했다. 당시의 주머니에 이 한 장의 지도가 있다면 우리 은하인 '밀키웨이(Milky Way)'로 돌아와 태양계로 복귀하고 지구로 귀환할 수 있다.
물론 아직 외계인의 존재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 외계인에 납치된 경험도 없다. 여기에 우리 은하를 벗어나는 것은 현재 과학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은하의 크기만 해도 10만광년이기 때문이다. 한참 뒤의 인류에게는 가능할 수 있을까. 누구도 장담할 수도, 확신할 수도 없다. 가능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은 갈 수 없고 확인할 수 없지만 과학자들은 3일 그동안 연구결과를 토대로 15억광년의 우주 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사이언스는 "만약 당신이 먼, 먼 은하로 외계인에게 납치됐다면 한 장의 지도가 다시 당신을 고향으로 이끄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공개된 라니아케아 우주 지도는 15억광년의 더 넓은 우주 공간을 포함하고 있다.
지도에서 보면 지금까지 관찰된 밀집 은하의 중심 부분은 붉은 색으로 그렸다. 덜 밀집돼 있는 은하 지역은 푸른색으로 표시했다. 우리 은하인 '은하수'는 지도에서 보면 중앙부분의 아주 작은 '푸른 점'에 해당된다. 우리 은하의 은하수 위 붉은 부분은 태양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그럼에도 5500만광년 떨어진 처녀자리(Virgo)이다.
천문학자들은 이 거대한 은하 집합 지도를 '라니아케아'라고 이름 붙였다. 하와이에서 라니아케아는 '더 넓은 하늘(spacious heaven)'이란 의미를 지닌다. 이 지도의 크기는 우리 은하보다 10만배 더 넓다. 참고로 우리 은하의 지름은 약 10만광년이다.
라니아케아 지도 바깥으로 초록색으로 돼 있는 부분은 은하 집단으로 왼쪽 위쪽은 샤플리(Shapley), 중앙 부분은 코마(Coma Supercluster), 오른쪽으로는 물고기자리-페르세우스 초은하단(Pisces-Perseus Supercluster)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하와이 대학의 브렌트 툴리(R. Brent Tully) 박사 등이 참여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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