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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 혹은 최소화"…우유 원유 가격 협상 '신중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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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진흥회 협상 소위원회 한 달간 논의
ℓ당 0~26원 범위서 결정
낙농가 생산비 증가로 인상 요인 발생
소비량 감소·물가 상승 우려 고심

올해 우유 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이 될 원유(原乳) 기본 가격 협상이 막을 올린다. 원유 값을 정할 때 반영하는 낙농가의 생산비가 상승해 올해도 기본 가격이 올라야 할 요인이 생겼다. 한편으로는 최근 몇 년간 원유 값 인상이 지속된 데다 우유 소비가 감소하고,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이 큰 상황 등을 고려해 인상 폭을 최소화하거나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동결 혹은 최소화"…우유 원유 가격 협상 '신중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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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협상 소위원회를 꾸려 이날부터 원유 가격을 논의한다. 협상은 한 달간 진행하고 진척이 없으면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소위원회에서 협상 결과가 도출되면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친 뒤 최종 확정된 원유 기본 가격이 오는 8월1일부터 적용된다. 각 유업체는 인상 폭을 토대로 제품 가격을 다시 산정한다.


국내 유업체는 낙농진흥회가 결정한 원유 기본 가격을 준용해 왔다. 지난해 낙농가의 우유 생산비는 ℓ당 약 1003원으로 전년 대비 4.6% 늘었다. 농식품부는 생산비 상승분에 지난해 음용유(마시는 우유) 사용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상황을 반영해 생산비 상승분(ℓ당 44.14원)의 0~60%인 ℓ당 0~26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을 진행하도록 했다.

지난해 원유 가격 협상 때는 ℓ당 69~104원 범위에서 인상 폭을 논의한 뒤 음용유 기준 가격을 ℓ당 88원 올려 1084원으로 책정했다. 치즈와 연유, 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사용하는 가공유의 원유 기본 가격은 전년보다 87원 오른 887원으로 정했다. 이는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가 도입된 첫해 106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인상 폭이었다.


올해도 낙농가의 생산비 상승분을 고려할 때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유업체 입장에서는 해마다 우유 소비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원유 값 상승으로 제품 가격을 올릴 경우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우유 소비량은 흰우유인 백색 시유를 기준으로 2018년 1인당 연간 26.7㎏에서 지난해 25.9㎏으로 줄었다.


제품 가격이 국내 흰우유 대비 70% 수준으로 저렴하고 보관도 오래 할 수 있는 수입산 멸균우유의 공세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우유 수입액은 3094만달러(약 413억원)로 전년 대비 약 33% 늘었다. 중량으로는 3만7361t으로 1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해 수입액과 중량을 기준으로 4배 안팎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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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체는 지난해에도 음용유와 가공유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서 시중에서 판매하는 흰우유 소비자 가격이 처음으로 ℓ당 3000원을 넘어서고,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대형마트 등 일부 채널에서 주력 흰우유 제품 가격을 2000원대 후반에 묶어두는 임시방편을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기본 가격이 최근 3년간 지속해서 오른 상황이라 낙농가와 유업계 모두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조심스럽지만 가격 동결이나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도 엄중한 물가 상황을 고려해 생산자와 유업체들이 원유 기본 가격을 동결하거나 최소 수준에서 인상하도록 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협상에서는 지난해 도입된 용도별차등가격제에 따라 2025~2026년도에 적용할 용도별 원유(음용유용·가공유용)량 조정 협상도 함께 진행된다. 각 업체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음용유 공급이 많은 경우 이 물량을 줄이고, 가공유 물량을 늘릴 수 있다. 지난해 음용유 초과량이 5%를 넘어 이번 협상에서 음용유 감축 범위는 9112~2만7337t이다. 조정된 원유량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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