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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막내기자가 본 野 세월호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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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27일 국회 정론관에서는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시간차를 두고 줄줄이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이다. 마치 누군가의 '큐 사인'이 떨어지기라도 한 듯 일사분란했다. 내용은 한결 같았다. "예정됐던 1차 국정감사를 열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야당에 있다"는 것이었다. 국감 파행의 책임 시비를 떠나 한 몸처럼 움직이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모습은 야당을 출입하는 새내기 기자의 눈에는 생경했다.

같은 시각 야당은 국회가 아닌 장외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오늘로 사흘째 유동 인구가 많은 광화문 광장·강남·명동 일대에서 피켓을 들고 '인간띠 시위'를 하면서 대국민 호소 작전을 펴고 있다. 장외 투쟁의 명분은 '여·야·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이라지만 정작 내부에서조차 "실질적인 3자 협의체가 가동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반문하는 의원들이 꽤 있다.
장외투쟁을 지켜보는 국민도 적잖은 피로감을 호소한다. 더욱이 같은 당에서도 다수의 의원이 장외투쟁에 반대 입장을 내고 불참하면서 투쟁의 동력을 잃은 기색도 읽힌다.

세월호 유가족을 먼저 껴안은 건 야당이었다. 그러나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 유가족과 소통하지 못해 두 차례의 협상을 좌초하게 만들었다. 유가족이 여당과의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야당은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수세에 몰린 형국이 되고 말았다.

세월호 정국에서 여야의 판세를 가른 건 결국 '전략'의 차이다. 얼마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선 한 여성이 주목을 받았다. 이 여성은 피켓에 '새누리, 너희의 사악함에 질린다. 새정치연합, 너희의 멍청함에 놀란다'는 문구를 적었는데, 이에 공감하는 누리꾼들이 적지 않았다. 과격한 표현이 주는 거부감에도 불구, 야당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야당이 가져야할 방향성의 부재와 리더십의 공백, 계파 간 갈등이 뒤섞인 모습이 지금의 야당이다. 무작정 장외로 뛰쳐나간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까.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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