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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 습격]필요없음의 필요, 선박(善博)(50)

최종수정 2014.05.24 08:26 기사입력 2014.05.2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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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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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매력은 적실한 비유들에도 있습니다. '선박(善博)'은 좁은 길을 가다가 갑자기 광야처럼 넓어진 길 앞에 서서 마음이 탁트이는 느낌을 말한다 합니다. 참 넓어서 좋구나. 그런 뜻이겠지요. 이 말이 왜 나왔느냐 하면(24장 서무귀) '필요없음'의 효용을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이 길을 가는데 필요한 땅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고작 발바닥 크기의 땅만 걸음의 폭을 맞춰 징검다리처럼 놓여져 있으면 됩니다. 그러면 다른 땅은 필요없단 말인가. 얼핏 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린 벼랑이나 가파른 징검다리에서 경험하듯 우리가 디딜 땅 만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닙니다. 디뎌지지 않는 땅이 있어야 우린 마음 놓고 걸을 수가 있습니다. 밟지 않은 땅 또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땅입니다.

앞길이 널찍하게 펼쳐져 있을 때 기분이 좋은 것은 우리가 그 땅을 다 디디며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닙니다. 그 넓은 땅을 디딜 수 있는 가능성. 그래서 선택의 지평이 열려있고, 가는 길의 자유가 열려있는 것이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박'이란 바로, 작은 필요함과 아주 많은 필요없음이 공존하는 것입니다. 묶이지 않은 배처럼 살고자 했던 장자는, 자신의 삶과 생각과 주장들이 어쩌면 필요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실은 세상의 각박한 이론과 상상력 바깥에서 꼭 필요한 것임을 이렇게 설명한 것이지요. 필요없음의 필요를 성찰하는 지적 여유야 말로 우리가 이 책에서 꼭 배워야할 눈이 아닌가 싶습니다.

'낱말의 습격' 처음부터 다시보기


이상국 편집에디터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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