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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자본시장연구원장 선임 그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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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차기 자본시장연구원장 선임을 놓고 여의도 증권가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신인석 중앙대 교수가 최종 면접 단독 후보로 결정되면서 갈무리되는 양상이지만 뒷맛이 영 개운찮다.
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에서 선정한 1차 후보 4명 가운데 김형태 현 원장이 갑작스럽게 3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데 이어 현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 경력이 있는 신 교수가 단독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낙하산 논란'이 제기됐다. 급기야 후추위원장을 맡았던 최운열 서강대 교수가 직을 사퇴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최 위원장은 사퇴의 변을 통해 차기 원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의혹을 확대 재생산시켰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는 베테랑 증권맨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순수 민간연구소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앉아서가 아니라 그 속에 숨어있는 '불편한 진실' 때문이다.
실제로 유력 차기 원장으로 떠오른 신 교수를 두고 낙하산 인사로 분류하는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들은 거의 없다.

자산운용업계 고위관계자는 "신 교수는 헤지펀드 도입 등 자산운용업계 발전과 관련 규제 완화를 위해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학계 인사로 꼽힌다"며 "그러한 공로가 현 정부의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인수위원회 멤버가 되는 이유가 됐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집단으로 국가에 봉사했던 경력이 낙하산 인사 꼬리표가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오히려 개탄스럽다는 얘기다.

사실 그동안 자본시장연구원의 역할을 두고 업계에서는 진한 아쉬움을 보여왔다.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가 금융투자협회에 내는 회비에서 매년 수십억원을 지원받으면서도 금융감독당국이 위탁하는 연구 용역에 치중한 측면이 강했기 때문이다.

후추위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규제 완화 정당성 논리를 만들어줘야할 민간연구소가 당국의 각종 제도 신설 밑그림을 그려준다면 어떻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이 때문에 후추위원 대부분이 신 교수를 최종 후보로 낙점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김형태 원장이 이러한 후추위 컨센서스를 감지하고 연임 포기를 결심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학계에 만연한 '계파 문화'가 파행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증권학회 등 금융투자업계 주요 브레인 그룹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소장파 교수의 원장 선임에 대해 학계를 대표하는 후추위원들이 썩 내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잡음은 가시고 있다. 후추위는 위원장 사퇴에도 불구하고 다음주 신 교수를 면접한 뒤 최종 후보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의 최종 추천을 받은 뒤 오는 28일 열리는 자본시장연구원 사원총회에서 찬반투표를 통해 선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가 찬성하면 된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던가.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생산적인 싱크탱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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