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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교과서에 정치 관점" 뉴욕타임스 사설 논쟁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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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치적 시각 없었다", 교육계 "교학사 문제 숨긴 것"…현장선 "일방적 대응" 반발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정부의 역사 교과서 제·개정 작업에 대한 관여가 해외에서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가 사설을 통해 "한국 정부가 역사 교과서에 정치적 관점을 투영하려 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지만 이는 정부가 '실질적으로' 교학사 교과서 살리기에 나섰던 것을 부인한 것이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INYT는 지난달 13일 '정치인과 교과서'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를 비교하며 "각자 자신의 정치적 관점에 맞춰 역사교과서를 수정하려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두 나라 정부의 역사 교과서 개입으로 역사적 교훈이 뒤집힐 위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견해가 반영된 교과서를 재집필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박 대통령은 역사교과서에서 식민지배와 독재정권에 대해 객관적으로 가르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고 주장했다. 손세주 뉴욕총영사 이름으로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에 실린 반박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고등학교 교과서 개정에 특정한 정치적 시각이 반영되도록 압박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면서 "특히 한국의 교과서 출판 과정과 일본의 역사적 수정주의를 비교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반박문은 "다른 많은 나라처럼 한국의 역사 교과서는 민간 출판사가 발간하고 그 이후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위원회를 통해 승인된다"며 "역사 교과서에 오류가 발견될 경우에도 학계와 민간 위원회를 통해 개정되므로 정부의 영향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반박은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교육부의 '감싸기' 논란을 무시한 주장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친일·독재를 미화한 교학사 교과서의 오류에 반발이 잇따르자 교육부는 전례 없는 수정 기회를 줌으로써 교학사 교과서 살리기에 나섰다. 전국에서 단 한 곳만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자 정부는 역사교과서에 대한 사실상의 '국정화' 방침을 밝힘으로써 다시 교육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지만 이번의 반박문은 이 같은 그동안의 경과를 제대로 담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대응에 교육계의 많은 전문가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학사가 아닌 다른 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한 교수는 "교과서 사태는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다 아는 얘기인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박문 자체도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억지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INYT의 애초 사설 내용이 잘못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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