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게임사 COO "가정에서 규율해야 할 문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한국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게임산업의 근원지(모국)다. 정부 인사들이 왜곡된 시각을 바로잡아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가능하다면 그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이라도 하고 싶다."
B2C관에 부스를 마련하고 참가한 글로벌 게임사 워게이밍의 빅터 키슬리 대표는 "온라인에서 모바일까지 확장된 한국의 게임산업은 제반 인프라부터 장비의 보급까지 완벽에 가까울 정도"라며 "성공의 바로미터인 한국 게임산업이 중독이나 이로 인해 파생된 갖가지 규제로 쇠퇴를 우려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이런 형태의 엄중한 규제가 있는 국가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며 "북미·유럽·아시아를 통틀어서 모든 국가들이 게임을 비즈니스 아이템으로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예술의 한 분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화가 되어 있는 국가에서 예술에 관해 규제를 가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이 직접 한국 정책입안자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게임을 4대 중독물질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네덜란드 게임사 뉴주게임에서 해외사업개발을 담당하는 위베 셔트(Webe Schutte)는 "네덜란드에서는 사행성에 대해서만 규제를 가하고 있다"며 "게임을 중독 문제로 바라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국도 게임을 영화나 TV프로그램과 같은 문화 콘텐츠로 분류해 노출, 폭력(출혈) 등 내용에 대한 규제만 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는 정부 인사들의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터키 게임사 라이즈게임즈의 블렌트 데이드카야(Bulent demirkaya)는 "게임산업도 스스로 격을 갖춰야 하지만, 기성세대가 게임을 삐딱하게 보는 시선도 문제"라며 "한국의 게임산업이 아이폰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위상을 갖춘 만큼 중독이나 유해성에 대한 좀 더 현실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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