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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기관 늑장 인사 '돌고돌아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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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질 끌던 공공기관장 인사가 마침내 하나둘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임명되는 기관장 면면을 보면 왜 그리 시간을 끌었는지 묻고 싶다. 전문성을 갖춘 참신한 인물은 없고 정치권에 줄을 대거나 정부 요직을 거친 이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6월 관치 및 낙하산 인사 방지를 명분으로 중단하더니만 석 달 가까이 돌고돌아 결국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는 어제 주주총회에서 차기 이사장으로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을 선출했다. 그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지난해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친박 원로가 지원하는 인물로 일찌감치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지난 13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3배수로 압축했는데, 그전에 금융위원회가 내정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이 낙하산 인사라며 출근 저지 투쟁에 들어갔다.
신용보증기금도 지난 24일 임추위에서 8명의 후보 중 3명으로 압축해 금융위에 추천했다. 하지만 공모 개시 이전부터 청와대 인사가 지지하는 인물이 유력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나머지는 들러리란 얘기다. 이상무 농어촌공사 신임 사장은 공모 절차 중에 취임계획서가 나돌아 내정 논란을 빚었다. 그는 지난해 대선 때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일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도 지난 24일 임시이사회가 신임 원장에 박영아 명지대 교수를 뽑았는데 그는 여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보은ㆍ낙하산 인사가 박근혜정부에서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낙하산 내지 관치 인사의 폐해는 심각하다. 사전 내정설이 나도는 인물로 속속 기관장이 채워지면 임추위 등 인사 시스템은 무력해진다. 해당 기관은 물론 관련 부처까지 신임 기관장과 청와대와의 관계에 귀를 쫑긋 세우며 기관장의 경영능력은 뒷전으로 밀린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7개월이 지났는데도 공공기관장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일부 기관장은 임기가 지났는 데도 후임이 임명되지 않아 어영부영 급여만 축내고 있다. 선도적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할 일이 산적한 공기관이 그런 꼴이니 업무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리 없다. 남은 기관장 인사라도 서둘러 제대로 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강조한 낙하산 배제 원칙을 지키며 코드가 아닌 전문성 있는 인사로 감동을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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