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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정' 찍어내는 한정판···소장가치 VS 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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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함도 희소성도 없어..."재고 처리위한 장삿속" 비난도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리미티드 에디션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한 마디로 한정 판매를 말한다. 애초에 시작된 리미티드 에디션은 특별한 의미를 담아 적은 수량만 만들어 파는게 목적이었다. 희소성 때문에 소장가치가 있다보니 오랜 시간이 지난뒤 구매 가격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 출시되는 리미티드 에디션은 본래의 의미를 벗어난 제품이 대부분 이어서 상술이라는 지적이 높다. 제품의 용량과 패키지는 그대로 둔 채 유명 화가나 가수의 이름을 빌려 마치 리미티드 에디션인 것처럼 포장 디자인만 바꿔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이 같은 제품임에도 불구, 포장 디자인을 바꿨다는 이유로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하고 있어 얌체 상술이라는 비난이 높다. 올해 들어 유통업체들이 선보인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은 100여 종에 달하며, 이 가운데 70% 이상이 같은 제품에 포장 디자인만 바꾼 것으로 관측된다.
싱글몰트 위스키를 생산하는 맥캘란은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작가인 애니 래보비츠(Annie leibovitz)와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통해 마스터 오브 포토그라피 3(MOPⅢ: Master of Photography Ⅲ)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280년 역사의 코냑 레미마틴도 미국의 유명 팝 가수인 로빈시크의 사인과 음악적으로 스타일링 된 로빈시크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들 제품은 기존의 제품에 포장 디자인만 변경했을 뿐 병이나 용량은 그대로다. 담배회사인 KT&G도 패션잡지 아레나와 협업을 통해 1650만갑 리미티드 에디션인 디스플러스 아레나팩을 내놨지만 마찬가지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삼일절을 맞아 선보인 리미티드 에디션인 무궁화 텀블러도 불과 몇 시간만에 3010개가 완판됐다. 일부 매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무궁화 텀블러를 구매하기 위한 고객들로 장사진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무궁화 텀블러는 기존 제품에 종이 한장만 바꿔 판매하는 것일 뿐 기존 제품과 동일하다.

또 화장품업체인 바비 브라운이 봄을 맞아 프리티 파워풀 팟 루즈를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내놓았다. 또 리미티드 에디션이라고는 하나 몇 개를 한정으로 판매하는지도 알 수 없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최근 들어 식품업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샘표식품은 지난해 11월 '내가 가장 행복할 때'라는 주제로 진행된 '샘표 우리 아이 행복 그리기 대회'의 최우수 수상작을 샘표 양조간장 501 930ml의 패키지 디자인으로 적용, 8만병 한정 판매중이다. 코카콜라도 지난 1월 폴라베어 가족의 따뜻한 가족애를 보여주는 한정 제품을 선보였고, 롯데칠성음료도 여수세계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360mL NB(New Bottle)캔으로 구성된 핫식스, 칸타타 아이스 아메리카노, 칸타타 아이스 라떼 등 3종 한정판을 출시한 바 있다.

대학생 원경혜(25)씨는 "리미티드 에디션은 날이면 날마다 만드는 것이 아닌 특정 기간에만 구입할 수 있다는 희소성과 '무엇인가 다르다'라는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최근 유통업체들이 선보이고 있는 제품은 리미티드 에디션이라고 보기 민망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리미티드 에디션이라고 떠들썩하지만 결국엔 지난해 못판 제품들 재고처리하는 것"이라며 "유통업체들이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말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이용하고 있다. 상술이 좀 지나친 감이 있다"고 꼬집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정 고객ㆍ기간ㆍ수량만 파는 리미티드 에디션은 고객들을 애타게 만들면서 특별함과 귀함의 가치를 가져다준다"며 "소장하고픈 리미티드 에디션을 가짐으로써 고객들은 남들과 똑같지 않다는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 이 때문에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 리미티드 에디션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고객들에게 신선함을 선물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도 이미지는 물론 매출 증대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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