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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복주머니 속 서민의 작은 소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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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맡길 수 있는 국ㆍ공립 어린이집을 더 많이 만들어달라는 40대 가장.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차별 대우를 받는 비정규직에게 희망을 달라는 집배원. 장애등급을 받기 위해 직접 행정기관을 돌기 힘드니 장애등급 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전산화해 달라는 장애인.

어제 18대 대통령 취임식 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희망의 복주머니' 개봉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뽑아 읽은 복주머니에 담긴 사연이다. 그동안 자주 보고 들어온 우리 이웃들 이야기다. 차별 대우와 불합리한 제도 때문에 남몰래 눈물 흘리는 사회적 약자의 호소다. 박 대통령은 "꼭 그렇게 하려고 한다", "임기 내에 해결하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앞서 개봉한 복주머니는 나무에 걸려 있던 365개 중 3개다. 그동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 행복제안센터에 접수된 국민의 소망과 염원을 간추린 것들이다. 나머지 362개는 청와대로 가져가 읽고 해결책을 찾겠다고 했다. 이날 미처 공개되지 않았거나 대통령직인수위에 자신의 생각을 보내지 않은 국민 다수의 소망과 염원도 대부분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일 것이다. 청년 취업난 속의 중소기업 구인난, 치솟는 전셋값과 생활물가, 학교 폭력과 먹거리 불안, 지능화하고 흉폭해지는 범죄 등등.

국민의 소망과 염원을 담은 오방색 복주머니의 의미는 작은 복주머니 그 이상이다. 이들 복주머니가 희망과 행복의 복주머니가 될지 절망과 슬픔의 보따리가 될지는 박근혜 정부의 손에 달렸다. 이를 위해선 먼저 박 대통령이 어제 취임사에서 강조한 대로 '깨끗하고 투명하고 유능한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국회 앞 취임식장은 물론 광화문광장에서 한 국민과의 약속을 잊지 않고 실천해야 한다. 취임사에서 강조한 '국민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 구현'이 구호에 머물러선 안 된다. 박 대통령의 말대로 모든 국정운영의 중심에는 국민이 있다. 국민의 소망은 그리 거창한 게 아니다. 그저 인간답게 일하고, 일한 만큼 보상 받고, 불안과 걱정거리 없이 살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정치가 할 일이요, 갓 출범한 박근혜 정부가 5년 내내 명심해야 할 국민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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