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트레이딩 다 한다, 여자니까 가능하다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이 정도면 열심히 살아온 삶이다. 김나이(33) JP모간증권 장외파생부장 말이다. 그녀는 지난 10년간 안주하지 않았다. 매 순간 도전하면서도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했다. 여성이라는 점은 장애물이 아닌, 날개로 작용했다. 그녀는 “여자라서 할 수 있는 게 많았다”고 했다.
최근 서울 정동 한국JP모간증권 본사에서 만난 김 부장은 이 회사에서 주식워런트증권(ELW) 마케팅을 맡고 있다. ELW는 구조가 복잡해 일반 투자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상품이다. 그녀는 투자자를 상대로 교육을 하고 피드백을 전담한다.
현대카드를 그만둘 때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그저 그런 회사원이 되기는 싫었기에, 더 공부하고 내실을 쌓고 싶었다. 그렇게 그녀는 카이스트 테크노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다.
카이스트를 거쳐 입사한 한국투자증권은 그녀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ELW, 주가연계증권(ELS) 등 모르는 용어들 투성이었다. 그녀는 “모르는 건 물어보고 가르쳐주면 고맙다고 하며 하나씩 배웠다”며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가 업계서 손꼽히는 ELW 전문가로 자리 잡은 배경이다.
가만히 앉아 있는 건 그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JP모간에서 새로운 출발을 한 것도 그래서다. 외국계 증권사는 철저히 업무 능력만으로 직원을 평가하기로 유명하다. 그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며 “계속 변화를 좇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이달부터는 ELW 트레이딩을 시작한다. 기존에 그녀가 하던 마케팅과 트레이딩은 전혀 다른 업무. 업계서 둘을 겸할 수 있는 건 현재 그녀가 유일하다.
그녀는 “여자라서 안되고 힘든 게 아니고, 여자라서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며 “'저 사람이 하니까 다르구나'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기회가 찾아오더라”고 강조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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