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펀드투자 불편한 진실 '거치식-적립식' 두배 차이

최종수정 2012.11.26 11:20 기사입력 2012.11.26 11:19

댓글쓰기

"내 펀드 수익률 왜 낮을까"···기간수익률로 데이터 작성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올 초 재테크 목적으로 펀드에 가입한 직장인 이씨는 최근 연말 수익률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펀드평가사 등이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씨가 가입한 펀드는 전체 국내주식형 펀드 가운데 손에 꼽힐 정도로 올해 수익률이 좋았지만 실제 이씨가 받아든 펀드수익률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비밀은 공표된 펀드수익률이 '거치식' 수익률이라는 데 있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운용순자산이 1조원 이상인 국내주식형 펀드중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의 올해 수익률은 8.13%다. 하지만 동일한 펀드에 1월초부터 매월 20만원씩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있는 이씨가 받아든 수익률은 절반 수준에 불과한 3.8%.
자산운용사가 운용중인 펀드의 수익률은 에프앤가이드나 제로인 등 증권정보업체·펀드평가사에 의해 공표되는데 이들이 제공하는 펀드수익률은 적립식이 아닌 거치식이다. 이씨와 같이 매월 일정액을 불입할 경우 수익률이 아닌 일시에 목돈을 넣었을 때를 가정한 수익률이란 얘기다. 저마다 펀드 가입 시기와 불입액이 다르기 때문에 펀드평가사에서는 기간수익률을 근거로 수익률 데이터를 작성하고, 이는 결국 투자자의 실제 수익률과는 괴리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 판매 잔액 총 62조6847억원 중 적립식 펀드 규모는 34조5101억원으로 절반 이상이 적립식에 투자하고 있지만 공표되는 데이타가 거치식이다 보니 투자자들의 체감하는 수익률과 동떨어진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특히 올해 대표 펀드들의 성과를 비교해보면 반드시 적립식이 답은 아니다. 지난 1월22일부터 11월22일까지 투자를 가정했을 때 삼성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1[주식](A)'의 거치식 수익률은 3.2%지만, 적립식 수익률은 1.2%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1(주식)(C 1)'도 거치식 수익률은 1.0%지만, 적립식 수익률은 -3.1%로 현저히 떨어진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운용의 '한국투자한국의힘 1(주식)(A)' 펀드의 경우 적립식이 -5.5%로 거치식 수익률 -7.4%보다 운용성과가 나았고, JP모간운용의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자(주식)A' 펀드는 적립식이 -5.9%로 거치식 -8.7%보다 손실율이 적었다. 일반적으로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매입단가 평준화(cost averaging)' 효과를 노리기 위한 것인데 펀드 운용전략이나 증시 상황에 따라 거치식이 유리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투자자의 혼동을 막기 위해서는 펀드평가사나 증권정보업체가 데이터를 제공할 때 거치식이나 적립식이라는 문구를 넣어 구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