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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이 말하는 '명품 가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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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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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명품 가전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최소 20년 동안은 고장 없이 쓸 수 있다는 믿음. 다양한 기능 보다는 기본 기능에 충실하고 잠시의 이익에 눈을 돌리지 않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오늘과 내일의 밀레를 만들고 있습니다."

113년간 생활가전 제품을 만들어 왔고 앞으로 200년 뒤에도 생활가전 업체로 남겠다고 장담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바로 독일 가전 업체 밀레다.
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은 밀레의 가장 큰 특징으로 두 가지를 손꼽는다. 첫 번째는 100년이 넘도록 생활가전이라는 한 분야에만 집중한 가족기업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전문 경영인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다.

지난 1899년 창립한 밀레는 밀레(Miele) 가문과 진칸(Zinkann) 가문이 번갈아 가며 4대째 가족 경영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한쪽 가문에 치우치지 않도록 기술부문과 경영부문의 대표를 세대를 거칠때마다 번갈아 맡는다.

이 같은 신중한 경영스타일은 회사를 무한정 키워내기 보다 '명품가전'이라는 한우물만 파게 만들었다. 밀레는 비상장 회사다. 외부 투자를 받은 적이 없어 주식도 모두 밀레, 진칸 두 가문 사람들만 갖고 있다. 창사 이래 지금까지 100여년 동안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벌어들인 돈은 고스란히 신기술 연구와 제품 개발에 투자한다. 경영진과 직원에 대한 오너의 신뢰도 다른 가족 기업과는 다르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에게 과감히 투자하고 신뢰한다.

지난 2005년 안 사장이 밀레의 현지인 법인장으로 선임된 것도 이 같은 배경이다. 안 사장은 독일인이 아닌 첫 현지인 법인장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안 사장은 소비자 물가가 급등하고 시장 경기가 나빠지자 경영진에게 현상 유지에 주력하겠다는 보수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경영진의 대답은 질책이 아닌 신뢰였다.

안 사장은 "경영목표가 너무 보수적이라서 잠시 긴장도 했지만 경영진은 흔쾌히 한국 시장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를 수락해줬다"면서 "전문경영인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당장 지사장 교체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장이 말하는 '명품가전'의 조건은 '기본에 충실함'이다. 세탁기는 옷을 잘 빨고 냉장고는 음식의 맛을 변하지 않도록 잘 보관해 주는 역할에만 충실하면 된다는 것이다.

안 사장은 "냉장고에 인터넷이 연결되고 수백가지 기능이 제공된다고 해도 냉장 능력이 좋지 않다면 명품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세탁기 역시 건조하고 옷감을 펴주는 등 다양한 기능이 있어도 세탁물에 때가 남아있다면 안 된다는 것이 밀레의 제품 철학"이라고 말했다.

제품 수명에 대한 신뢰도 밀레만의 자랑거리다. 밀레는 제품의 수명을 통상 20년으로 표기한다. 20년 동안은 제품 수리가 가능하도록 부품도 구비해 놓는다. 20년이 지나도 해당 부품이 남아있으면 잔여 부품이 없을때까지 수리해준다. 냉장고나 세탁기 하나를 대를 물려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안 사장은 "흔히들 밀레 제품을 비싸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20년 동안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한다고 얘기해주면 반응이 달라진다"면서 "자신있게 20년이라는 얘기를 꺼낼 수 있는 제품이어야 명품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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