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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TV패널, 국내 업체들 수렁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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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중국업체들의 TV패널 출하량 급증으로 재고가 예상보다 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패널 생산은 늘어나는데 TV 출하량은 오히려 줄어들어 패널 가격의 추가 하락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향후 실적에도 좋지 않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19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뱅크 등에 따르면 지난 3ㆍ4분기 TV패널 출하량은 6000만대 가량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패널이 사용되는 LCD TV 완제품의 3분기 예상 출하량 5100만대에 비해 18% 가량 많은 수치다.

패널 공급량이 예상보다 많아지면서 산업 내 재고도 지난해 말 100% 초반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110%대 초반에 이른다.

패널 공급량이 증가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 등으로 현지의 수요 증가를 내다본 중국 업체들이 패널을 경쟁적으로 증산했기 때문이다.
8세대 생산라인을 보유한 베이징옵토일렉트로닉스(BOE), 차이나스타(CSOT) 등 중국의 대형 디스플레이업체의 3분기 TV패널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64% 증가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은 6% 증가하는데 그쳐 비교된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패널 증산에는 중국 TV 시장에서 자국 TV 제조회사들의 경쟁력이 점차 커져가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뱅크는 지난 3분기 중국 TV시장에서 현지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8%에 비해 8%p 가량 증가한 수치다. 하이센스, TCL, 스카이워스 등 중국의 대형 TV제조사들이 자국 회사의 TV패널을 주로 구매하기 때문에 이는 현지 패널 업체들이 생산량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세계 TV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점유율이 각각 5%와 2%대로 유독 중국에서만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과 LG에 TV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역시 출하량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전세계 TV 수요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을 놓치는 것은 우리나라 회사들에게는 뼈아픈 손실이다.

패널 재고량의 증가는 패널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LCD 패널 업체들간의 치킨게임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오기도 했다.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8세대 생산라인을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시키는 등 치킨게임을 피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OLED TV의 경우 낮은 수율로 인해 아직 양산이 어려워 중국 업체들과의 치킨게임이 예상된다.

전자업계는 국내 반도체 업계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반도체 치킨게임의 승자로 자리잡았지만 디스플레이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LCD 기술의 경우 상향평준화돼 중국과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반도체처럼 우리나라 업체들이 치킨게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패널출하량 강세가 당장 패널업체들의 실적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겠지만 높아지는 재고율로 패널가격은 추가 하락할 것"이라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종 전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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