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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애널리스트가 고백한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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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 뒷북 평가, 증권사 매수 일변도 추천 어제 오늘일 아니야"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보고서를 통해 업계의 불편한 진실을 고백했다. 신용평가사의 뒷북 평가와 증권사의 매수 일변도 추천 등은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만성적인 문제인 만큼 투자자는 모두 이 점을 인지하고 투자판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자조 섞인 '쓴소리'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금융시장이 시끄러운데, 이런 상황이면 늘 신평사의 뒷북 신용평가와 증권사의 매수추천 일색 보고서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며 두 가지 모두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고 인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은 신용평가사 입장에서 평가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평가수수료를 지불하는 주요 고객"이라면서 "솔직히 신용평가사 입장에서 수수료를 지불하는 고객과 외부에서 공짜로 신용등급을 사용하는 불특정 다수 중 어느 쪽이 중요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 신용평가사 입장에서는 해당 기업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매수' 추천 일변도 보고서에 대해서도 비슷한 시각을 내비쳤다. 이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가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면 진위를 따져 투자 비중 조절의 기회로 삼는 것이 아니라, 당장 해당 애널리스트에게 전화해서 욕설과 협박을 일삼고 해당 기업은 탐방을 거절하는 것이 우리네 수준"이라면서 보고서가 매수추천 일색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개탄했다.

결국 이런 상황을 모두 이해하고, '투자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에 있다'는 인식으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에 문제가 된 웅진그룹 회사채는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원리금 상환능력이 낮아 인기가 없었다"며 "이런 사정도 모르고 단지 이름을 들어본 기업이고 금리가 높아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결정했던 투자자라면 더 이상 떼를 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편 지난주 신용평가사들이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A0에서 A+로 상향조정 한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대로템 기존의 신용등급도 자체적인 원리금 상환능력에 비해 과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번 신용등급 상향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신평사의 보고서도 실적개선 '가능성', 계열 지원 '가능성' 등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을 강조해 등급 상향을 애써 정당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의 높은 사업 안정성, 향후 영업실적 개선 전망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화되지 않은 실적을 근거로 표면적인 원리금 상환 부담이 오히려 늘어나는 등 당장 재무구조가 악화된 회사의 신용등급을 올려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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