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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소설가 "여성이여! 위풍당당해 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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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주제로 한 첫 장편소설 연말에 출간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여성'에게 꽃다발을 바치고 싶은 마음을 이번 작품에 담았다."

유쾌하고 위풍당당한 이야기꾼, 성석제 소설가를 지난 24일 대학로에서 만났다. 올 연말 그의 신작이 출간된다. 처음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 어머니, 고모, 누나들과 함께 살며 여성에 대한 존경심을 가져왔다고 밝힌 성석제. 여성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한 소설을 꼭 쓰겠다는 결심을 행동으로 옮겨졌다.
"여성이 가진 아름다움의 본질, 그것이 뭔지 찾아보고 싶었다."

소설의 배경은 2020년 한 바닷가 마을. 용기 있고 지혜로운 여 주인공을 평생 사모해온 한 남자의 목소리를 빌려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소설이 이 시대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지를 물었다. "소설은 비루하고 비참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빚을 많이 지고 있는 장르다." 잘난 사람에 대해 쓰면 전기가 된다고 말했다.

비참할수록 그 상황을 극복해내는 것이 빛이 난다는 것.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가져와 설명했다. E=mc²이라는 식이다. 물체가 질량(m)을 갖게 되면 mc²이라는 매우 큰 에너지(E)를 갖게 된다. 인간도 자신의 질량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라고 성석제는 강조했다.
"조건만 맞아떨어지면 손가락 하나로 지구를 날려버릴 수 있는 게 인간이다. 그걸 알면서도 지구를 날려버리지 않으니 더 위대하지 않느냐."

이제까지 출간된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 올 초 출간된 '위풍당당'에서도 상처입은 주인공들이 모여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 속 어떤 어려움도 그의 손을 거치면 극복 가능한 것으로 묘사된다. 비법을 물었다. "작가가 그 자체에 너무 감정이입이 되면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없으니 너무 깊이 함몰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 성격이 워낙 낙천적이라…"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치유법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번 상처를 입으면 평생 간다. 자라면 자랄수록 그 상처가 더욱 커진다. 인간이 생명이기에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는 속성이 있다. 주변에서 가족, 친구 등이 같이 상처를 끌어안고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위풍당당'에서 그는 혈연으로 묶이지 않았지만 서로 의지하고 사는 사람들을 가족으로 그렸다. 피를 나누지 않은 사이에도 호칭 하나로 연대감이 생기는 게 인간이라는 것이다.

글 쓰는 일을 고통으로 표현하는데 그는 "글 쓰면 건강해지고 장수할 수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 "적당한 자아도취가 있고 내가 써놓고도 이렇게 잘 쓸 수가, 하고 감탄하는 거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또 "소설을 계속 쓰다보면 자칫 동어반복이 될 수 있다"며 "아직까지 독자의 노골적 항의는 없었지만 장차 겪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늙으면 그럴 수 있으니 이해해달라'고 할 생각"이라고 했다. 성석제 특유의 낙천적 대처다.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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