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직접하고 일정 관리
직원들과 소통 기회 확대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 서민 넥슨코리아 대표. 나성균 네오위즈홀딩스 (네오위즈게임즈 지주사) 대표. 게임업계 1세대에겐 독특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비서실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겉치레보다는 실속을 챙기는 소탈한 리더십이다.
김정주 회장은 시가총액 10조원 규모의 기업을 이끌지만 개인비서 한명 없이 스스로 일정을 챙긴다. 의전을 전담하는 직원도 없다. 운전기사를 두지 않고 직접 차를 운전하며, 해외 출장 길에는 스스로 항공권을 구매한다. 웬만한 중견기업 대표들이 수행비서 1~2명을 대동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네오위즈 창업주 나성균 대표와 반바지를 입는 CEO로 잘 알려진 네오위즈게임즈의 윤상규 대표도 비서실을 두고 있지 않다.네오위즈 관계자는 "사내 정보가 모아지거나 통제될 수 있는 비서실이 없어 대표가 직원들과 더욱 개방적으로 소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인 컴투스도 대표를 보좌하는 비서실을 두지 않았다. 박지영 대표는 최근 서울 가산동 신사옥으로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임원들로부터 "비서를 두라"는 권유를 받았으나 고사했다. 박 대표가 의전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데다 IT 기기 사용에 능숙해 구글캘린더로 직접 일정을 작성하고 임원들과 공유한다. 임직원들은 대표 일정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게임 업계 대표들이 비서실을 운영하지 않는 이유는 특유의 수평적 문화와 맞닿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은 벤처라는 속성상 매우 수평적인 조직"이라며 "의전과 같은 겉치레보다는 자연스럽고 소탈한 사내 문화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보안 때문에 비서실을 두지 않는다는 해석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는 대표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접하기 마련"이라며 "게임사들은 게임 개발과 관련해 내부 보안에 엄격해야 하기 때문에 비서실 구조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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