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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조선 "내가 제일 못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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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최근 실적 비교해보니…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조선보다 철강이 더 어렵다."(정준양 포스코 회장) "배부른 소리다."(조선업계 고위 관계자)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조선과 철강업계가 불황을 놓고 때아닌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단초는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수장인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발언이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철강업계 간담회장에서 "세계 경제가 어렵지만 가장 어려운 게 철강"이라며 "대형 조선사들은 철강업체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불쾌하다", "한 업계를 대표하는 수장이 할 만한 발언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누가 더 어렵냐를 따질 게 아니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대형 조선사보다 철강사가 더 어렵다는 정 회장의 발언은 사실일까. 수치만 놓고 보면 맞는 얘기다.

최근 발표된 조선과 철강 빅3의 실적을 살펴보면 조선이 철강보다 양호했다. 올 1ㆍ4분기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7.2%였다. 이에 비해 포스코ㆍ현대제철ㆍ동국제강 등 철강 빅3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2%에 그쳤다. 지난해와 2010년 수치를 비교해 봐도 조선이 8.4%, 12.9%로 철강보다 각각 0.9%포인트, 2.5%포인트 높았다.
대형 조선사들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선 발주가 급감하면서 해양플랜트 쪽으로 눈을 돌려 최근 실적이 다소 호전되는 추세다.

결과적으로 정 회장이 맞는 말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계가 거부감을 느낀 이유는 정 회장이 다름 아닌 '포스코'의 최고경영자(CEO)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010년까지만 해도 거의 매년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왔다. 제조업체에서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조선업계는 이 같은 포스코의 성과가 단순히 뛰어난 경영능력 때문만은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다. 군사정권 시절 국영기업으로 출발한 포스코(당시 포항제철)는 국민의 세금이 대거 투입돼 현재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지금은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정권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조선사들은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게 쉽지 않은데 포스코는 항상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해 오다 최근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일 뿐"이라며 "그간 정부의 비호 아래 포스코가 과도한 이익을 누려온 셈"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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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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