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에 네일업체들과 제모전문피부과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빨라진 노출 시기에 맞춰 젊은 여성 고객들의 방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네일샵 역시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꽉 찼다. 네일 샵 직원은 "요즘은 네일도 패션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특히 여름은 네일샵들의 매출이 겨울보다는 확실히 높은데 요즘 영업이 괜찮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네일과 함께 제모도 인기다. 신사역 인근에 위치한 JMO 피부과(제모전문병원) 역시 이날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병원을 찾은 신 모(28) 씨는 "예전엔 겨드랑이 털이 흠이 아니었는데, 이젠 다른 것 같다"며 "여름 되면 털이 보이는 게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제모를 하러 왔다"고 말했다. 신 씨는 "사실 남자친구가 생긴 이후로 다리털부터 시작해서 털에 민감해지긴 했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그러나 여름철에만 제모수요가 느는 것이 긍정적인 현상만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의학적으로 제모는 가을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런데 환자들은 시기적으로 비키니를 입거나 노출되는 옷을 입어야 하는 여름을 앞두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니큐어숍도 제모전문병원도 남성고객이 늘고 있는 점 역시 새로운 변화다.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네일숍을 하고 있는 김 씨는 "커플들이 손잡고 와서 관리 받고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남성고객은 5프로 정도 된다"고 귀띔했다.
제모 전문 병원 역시 마찬가지다. 이날 제모전문병원을 찾은 한 남성 환자는 다리털을 제모하러 왔다. "여자들 대부분이 남자 다리 털을 싫어한다"며 "꽃미남의 이미지에 '털'이 있으면 이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고우석 원장은 이러한 트랜드의 변화를 고려해 병원 대기실에 칸막이를 설치했다. 비키니라인 등 예민한 부위를 제모하러 온 여성과 큰 마음 먹고 제모전문병원을 찾은 남성이 만나면 창피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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