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오컬트 카페'에 들어가면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들이다.
'오컬트(Occult)'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 · 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에 대한 지식을 뜻하는 말. 오컬트 문화는 초자연적인 요술이나 주술, 심령, 점성, 예언 등 신비스러움을 찾는 문화장르를 일컫고 있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사령카페에서 서로 알게 돼 종종 말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카페 역시 오컬트 문화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모임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카페 회원들은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하고 있다. 공지사항, 가입인사 등 필수게시판을 제외하고는 이곳 문화를 처음 접하는 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로 넘쳐난다.
게시판 한 켠에는 초보자들을 위해 사령관련 용어를 설명해 놓기도 했다. 사령을 불러들이는 부적처럼 쓰이는 '구자방' 사령을 불러들여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는 방법인 'OX', 사령이 왔음을 알 수 있는 '손빙의' 등의 단어가 그러하다.
한 카페에는 '구자방을 그린다', '구자방을 입에 가까이 대고 세 번 주문을 말한다', '주문은 ** 메즈루 이또다마 요 와레오 마모리타 마에(번역하면 **이 명한다 사령이여 나를 지켜라)', '손이나 입술 주위가 저릿하거나 우웅 소리가 들리면 사령이 소환됐다는 증거다' 등과 같은 구체적인 방법이 나열돼 있기도 하다.
이번 살인사건이 알려진 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촌살인사건 가해자와 피해자가 가입한 사령카페의 전모'라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 글쓴이는 과거 카페 회원으로 가입했을 당시의 경험담을 풀어놓았다.
이같은 오컬트문화는 현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는 점에서 나날이 인기를 높여가며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변모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컬트문화가 번성하는(확대되는) 것은 사회가 정신적으로 병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징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박나영 기자 bohena@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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