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 블랙리스트 도입 후 단말 유통 주도권 확보 방안
30일 휴대폰 제조사와 판매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의 단말을 이통사 판매점에서 직접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말 자급제 시행으로 단말 구매와 이통사 개통이 따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판매점에는 삼성전자가 단말 유통을 제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종로구 소재 A 판매점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휴대폰을 받아 소비자에게 판매하겠느냐는 제안을 삼성전자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건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모바일샵을 통한 유통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판매점에 이 같은 뜻을 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판매점과 협력하려는 것은 소비 행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판매점에서 단말을 구매해온 소비자들이 단말 자급제가 도입된다고 하루 아침에 소비 행태를 바꾸기는 쉽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기존의 소비 행태를 이용하면서 직접 유통을 늘리는 묘안으로 판매점과 협력키로 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판매점을 통해 휴대폰을 공급할 경우 기존의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에 제공할 가능성도 높다. 이통사를 통해 판매되는 단말에는 다양한 보조금이 추가되는 현실을 고려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많은 판매점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상황이어서 모든 판매점과 손을 잡을 수는 없겠지만 일부 대형 판매점들과 협력할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다른 의견도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통신사와의 관계를 고려해서라도 판매점에 직접 휴대폰을 공급할 가능성은 낮다"며 "시장 조사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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