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사가 직접 휴대폰을 판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블랙리스트 제도가 5월 시행을 앞두고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간 주도권 싸움이 팽팽하게 전개되고 있다. 기존의 이통사가 장악한 패권이 제조사와 이통사 두 축으로 분화하면서 블랙리스트를 기점으로 휴대폰 유통의 '빅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LG전자도 LG 베스트샵 직영점을 250개 가량 운영한다. 삼성 모바일샵처럼 이곳에서도 단말기를 구매하면 바로 개통이 가능하다. 팬택도 4월1일 유통 자회사 '라츠'를 설립해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제조사가 직접 유통하는 비율은 20%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SKT는 지난 2010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직접 유통 물량을 20%로 제한했다.
이통사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리점과 판매점 등의 유통망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며 제조사에 우위를 확보했지만 앞으로는 통신사의 입김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KT·KT 등은 고객이 믿고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는 인증제를 도입하는 한편 휴대폰을 직접 써볼 수 있는 체험형 카페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고폰 활성화를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SKT는 중고폰을 구입하는 'T 에코폰', KT는 올레 매장, 올레닷컴에서 중고폰을 판매하는 '올레 그린폰' 제도를 운영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사로서는 요금제 가입자를 유치하는 게 핵심"이라며 "중고폰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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