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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복수초>, 탈옥에서 투신까지 35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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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복수초> 1회 tvN 월-목 아침 9시 45분
<노란 복수초> 1회 방영 직후, 언론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막장의 향연’이라는 평과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돋보였다’는 평. 일견 극으로 나뉜 듯한 이 두 평은 사실 같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제작진이 35분 남짓한 러닝타임을 자극적인 소재들로 빼곡히 채웠다는 점이다. 주인공 연화(이유리)가 첫 9분 간 겪는 일들은 실로 엄청나다. 교도소 내 집단 폭행, 응급실 호송 중 탈옥, 결혼식장을 찾아 가 신부 유라(윤아정)와 싸우다 뒤쫓아 온 경찰과 옛 연인 윤재(현우성)의 눈앞에서 유라와 함께 옥상에서 추락. 이리도 강렬하게 포문을 열었으니 이제 이 파국의 뒤에 무슨 사연이 있는지 설명해야 하는데, 드라마는 고작 ‘3개월 전’으로 돌아가 그 시간 안에 연화를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여자로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불행을 쉴 틈 없이 퍼붓는다. 첫 회의 속도는 서사 자체의 흡인력이 아닌, 사건의 단순 나열을 통해 담보된 것이다.

선정적 소재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막장이라 부르는 건 부당한 일일 것이다. 제작진 또한 “막장드라마란 감정 없이 사건 위주인 드라마”라며, 이 작품은 “감정이 뒷받침되는 고급 웰메이드 드라마”라 말했다. 뜻은 좋은데 번지수가 틀렸다. 막장드라마야말로 분노나 증오 같은 감정이 넘치도록 가득한 장르 아닌가. 막장드라마가 막장인 이유는 사건들이 개연성을 잃고 오로지 자극 증대에 최적화된 배열로 모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재혼으로 원치 않게 의부자매가 된 연화와 유라가 공교롭게도 모두 윤재를 사랑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연화가 유라와 불미스럽게 마주치던 날, 엄마 경숙(김영란)도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시어머니 조 여사(정혜선)에게 끌려가 강제로 씻김굿을 당하고, 설상가상 동생 수애(민지현)는 같은 날 사채업자에게 납치되는 ‘우연’은 어찌 이해하면 좋을까. 제작진이 진정 막장을 피하고 싶다면, 감정을 논하기 이전에 온갖 우연을 동원해 몇 안 되는 등장인물 사이에 악연을 만수산 드렁칡처럼 얽어대느라 서사를 난도질하는 일 먼저 멈춰야 할 것이다. 문제는 제작진에게 그럴 의지가 있느냐 하는 점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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