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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의 씁쓸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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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자들의 '기성 정치인 흉내내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일부 후보는 '언론 플레이'까지 하려는 판이다.

청년비례대표에 지원한 20대 A후보는 최근 여의도 국회 기자실을 찾았다. 홍보기획사에서 맞췄다는 명함까지 준비했다. 명함에는 민주통합당 로고와 함께 A후보의 슬로건이 적혀있었다. 뒷면에는 대학 학생회 활동 이력까지 포함된 경력사항이 빽빽하게 기재돼 있었다.
A후보는 기자들을 한명한명 찾아 인사를 하고 "제가 추진하려는 정책은…" 이라는 식으로 공약 홍보까지 했다. 명함을 받아든 기자에게 "기회되면 언제 식사 한 번 같이 하시자"는 '노련한(?)' 제안도 했다. 비슷한 목적으로 후보 2~3명이 국회 기자실을 잇따라 찾았다고 한다.

30대인 B후보는 최근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중에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에 대한 기사를 다룰 일이 생기면 자신을 꼭 기억해달라고 말하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추진하는 청년 관련 정책이 기성 정치권의 정책과 어떻게 차별화 되는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한참 설명했다.

이런 모습은 민주통합당이 지난 5일 서울 홍익대 근처 한 클럽에서 개최한 '청년비례대표 후보자 락파티'에서도 엿보였다. 상당수 후보들이 기성 선거판에서나 볼법한 홍보명함을 이미 만들어 뿌리고 있었다.
심지어 행사장 입구와 홍대 근처에서 길을 지나는 젊은이들에게 명함을 배포하는 후보도 있었다. 후보들이 이처럼 홍보에 열을 올리는 건 선발 과정에 국민 선거인단이 직접 참여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자신을 대중에 미리 노출시켜 보려는 것이다.

정치권이 청년을 내세우는 건 국민이 기성 정치권의 구태에 염증을 느꼈다고 판단해서다. 그리고 국민은 청년들에게 참신함과 패기, 순수함을 기대할 것이다. 선거철만 되면 알록달록한 명함을 들고 활짝 웃으며 악수를 청하는 기성 정치인들의 '기술'을 청년들이 너무 빨리 배운 듯하다.

민주당은 1차 서류전형을 끝내고 두 번째 단계로 11~12일 이틀 동안 면접을 진행한다. 살아남는 후보들이 조금 더 높아진 '국회 입성'의 가능성에 들뜨기보다 자신이 '청년'임을 먼저 되새겨보길 바란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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