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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새로운 서울도시기본계획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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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 5월 중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안) 공청회를 실시했다. 목표연도가 2030년인 도시기본계획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공청회를 통하여 각계 전문가와 시민의 입장을 들어보고 보완하겠다는 것이 시의 의도인 것 같다. 보완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이번 도시기본계획에 거는 시민과 전문가의 기대는 새 시장에 거는 기대만큼이나 크다. 그만큼 많은 변화를 이번 계획은 담고 있다.

이미 밖으로는 세계적인 대도시들과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고 안으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혼자 사는 가구의 증가, 고령화 사회로의 빠른 진입, 산업동력 정체 등등 여러 변화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시로서는 앞으로 20년간의 청사진을 마련하는 자리로서 의미가 크다. 서울시는 2006년 202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한 바 있지만 그동안 큰 변화가 있었던 만큼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을 지금 시점에서 내놓는 것이 적절하다 할 것이다.
이번 2030 계획안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그동안의 기본계획과 달리 이번 계획안은 전략계획으로 부를 만하다. 2020 계획이 800여페이지로 두툼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다루었던 부문별 종합계획이라면 이번 계획안은 150여페이지의 엑기스만 모아놓은 핵심 이슈별 전략계획이다. 기존의 계획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웠던 데 반해 이번 계획안은 일반 시민도 이해하기 쉽도록 작성한 티가 역력하다.

둘째, 이번 계획안은 도시기본계획 승인 권한이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이양된 후 처음으로 수립되는 계획이다. 따라서 서울시만의 결정으로 기본계획의 위상을 갖게 되므로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이번 계획안은 그동안 고수해 오던 1도심 체제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강남과 영등포의 실체를 인정하는 3핵 체제로 변화를 가져갔다. 넷째, 계획의 실현성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다소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첫째, 이번 계획안을 마련하는 도중에 진행했던 시민 대상의 설문에서 시민들은 장래 서울의 미래상으로서 '친환경 도시'를 수위로 선정했지만(45.5%), '안전한 도시(29.2%)'나 '약자 배려 도시(21.3%)' 역시 상당한 표를 얻었다. '약자를 배려하는 안전한 도시'는 50% 이상의 피설문자가 서울의 미래상으로 꼽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우리 서울이 아직 약자를 배려하지도 못하고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앞으로 기본계획 실천에서 유의할 대목이다.
둘째, 이번 계획안도 곳곳에서 도시 경관, 도시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서울이 디자인 도시로서 위상을 세우고, 또 많은 도시 꾸미기 노력이 성과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진한 화장빨 도시에서 보다 성숙하고 격조 있는 경관 가꾸기로 나아가야 할 때가 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철학을 갖는 경관 가꾸기가 이번 기본계획과 향후 실천계획에서 함께 나타나길 바란다.

셋째, 이번 계획안에도 녹색도시를 강조했다. 2030 서울의 미래상을 '살기 좋은 글로벌 녹색 서울'로 설정했고, 여러 이슈도 도출했다. 그러나 녹색도시는 그동안 국내외 여러 도시들이 표방했으나 구체적인 성과를 얻은 곳은 많지 않다. 서울시의 경우에도 이번 기본계획안에서 설정한 녹색 저탄소 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효과적인 실천계획이 어서 도출되기를 바란다.

좋은 도시는 좋은 계획을 받쳐줄 시민이 있어야 가능하다.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이 보다 많은 시민의 비판과 관심 속에 보완과 수정을 거쳐서 확정되고, 좋은 도시 서울을 만드는 초석이 되기를 희망한다.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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