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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재계리더 "일본, 야수에서 초식동물로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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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케 요시키 AFLAC 창업자 단독 인터뷰.."한국 기업들은 특화된 기술로 혁신 이어가야"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한국 경제 발전의 모델로서 일본의 역할은 이미 끝났다. 일본은 장기 불황의 늪에서 점점 헤어나오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오다케 요시키 일본 아메리칸패밀리생명보험(AFLAC) 창업자(72ㆍ현 최고고문·사진)는 25일 본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의 놀라운 성장은 역동적인 사회 분위기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인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일본에서 배운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구가하고 있지만 앞으론 한국만의 특화된 기술로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7, 80년대 호황에 취해 있는 일본의 장기 침체를 답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일본 사회에 대해 "과거 야수에서 이제는 초식동물로 변했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1974년 AFLAC를 설립해 일본의 대표 생명보험 회사로 키워낸 오다케 고문은 일본 재계에서는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경영자로 꼽힌다. 현재는 우리의 전국경제인연합회격인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이사를 비롯해 국제과학진흥재단 회장, 국제기업경영자협회(IMA) 이사 등 폭넓은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인으로서 일본을 겨냥한 오다케 고문의 날선 비판은 결국 일본 사회의 '무기력증'으로 귀결된다. 과거 영광이 도래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도전을 거부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사회적 병폐에 그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는 "일본이 냉전 시대에 미국의 안전망 속에서 급성장해 7,80년대 황금기를 맞았지만 이후 급변하는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며 "더 큰 문제는 일본이 세대를 불문하고 투지와 근성을 잃었다는 사실"이라고 개탄했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소니와 도요타가 급격히 흔들리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본 주요 기업의 자산이 50조엔에 달하지만 이를 재투자하기보다는 끌어안고 있다"며 "리스크가 두려워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재정 투입이나 금융 해법으로 디플레이션을 해결한 사례는 없다"며 "일본 사회 전반의 뼈를 깎는 변화 없이는 미래가 암울하다"고 토로했다.

일본의 이같은 모습과는 달리 역동적인 한국 사회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다케 고문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약진을 치켜세우면서 "스피드와 근면함, 도전정신에서 비롯된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기업인과의 인연도 깊은 편이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고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와는 막역하게 지냈다. 그는 "이 회장은 어떤 자리에서든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반듯하게 중심을 잡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신 회장에 대해서는 "후학 양성에 힘쓴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최근 국내 재계에 화두가 되고 있는 동반 성장에 대해서는 "(재계의) 당연한 역할"이라면서도 정부 개입을 경계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기름값과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는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도 상품 가격 인하를 유도하지만 아주 교묘하게 압박한다"고 비판했다.

오다케 고문은 "일본은 여전히 기초 기술이 강하고 한국은 역동적인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어 양국이 협력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며 "여기에 미국 자본과 중국 시장을 결합하면 동아시아가 주역이 되는 새로운 글로벌 경제 클러스터가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다케 고문은 이날 오전 한국인간개발연구원(회장 장만기) 조찬 강연회에 참석,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의 변화와 미래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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