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집계를 인용해 5월 이동통신업계 매출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노동자 수는 12년간 최저치인 16만6000명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경기침체 탈출을 선언한 2009년 6월에 비해 2만명, 1년 전에 비해 2000명이 더 줄어든 것이다.
WSJ는 업체들의 성장세와 고용이 이처럼 괴리를 보이는 것은 미국 고용시장 전반에 걸쳐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는데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새로운 경영기법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 파견인력 등 아웃소싱, 업체간 잦은 통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고용 증가를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고객 콜센터 인력이 줄어드는 것이 한 예다. 사용자가 고객센터에 전화하는 대신 관련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접속 등을 통해 더 빠르게 관련 서비스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지금까지 전체 인력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콜센터 관련 인력이나 영업인력을 점차 감축하고 있는 것이다.
스프린트의 밥 존슨 고객서비스책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의 도입 이후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크게 줄었다”면서 “안드로이드같은 스마트폰 OS는 훨씬 사용자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으며 그만큼 손쉬운 사용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1위와 2위 업체인 버라이즌과 AT&T도 총 매출이 2008년 1000억달러에서 지난해 1220억 달러로 늘었지만 전체 고용자 수는 최근 몇 년간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해 이동통신업계 노동생산성은 큰 폭으로 커졌다. 미 노동부 자료에 다르면 2009년 기준으로 1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4.3% 뛴 것으로 나타나 다른 업종을 능가했다.
이동통신산업의 이같은 호황은 오히려 파급효과가 미치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미디어·출판 등 관련 산업분야의 성장과 일자리 증가로 이어졌다. 구글의 경우 모바일 관련 분야 매출만 연간 10억달러에 이르며 올해 6000명 이상을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와 포스퀘어(위치기반 SNS)·플립보드(아이패드용 소셜매거진) 등 소셜미디어 분야도 빠르게 약진한 경우다.
워싱턴의 산업씽크탱크 IT&이노베이션파운데이션의 로버트 앳킨슨 대표는 “이동통신산업은 관련 산업네트워크의 ‘코어(중심)’ 역할을 하는 성장 엔진”이라면서 “지속적인 성장 동력이 거꾸로 인력을 줄이는 역설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