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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이슈파일-삼성證, 의미있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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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기업문화를 빗댄 우스갯소리 하나. 다리를 건너려고 할 때 현대 사람들은 무작정 다리를 건넌 다음, 교각 이상 여부를 몸으로 직접 확인한다. 반면 삼성 사람들은 설령 그 다리가 돌다리라 할지라도 사전에 수 차례의 검증과 실험을 거치며 그런 연후에도 막상 다리를 건널 때는 주저한다는 것이다.

 현대의 저돌적인 추진력과 삼성의 신중함을 과장해 표현한 얘기지만 실제로 삼성은 신사업을 하기 전에 철저하게 따져보고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이 기본이다. 삼성증권도 예외는 아니다. 결코 무리한 외형 확대는 하지 않는다. 1등을 할 수 없으면 아예 손을 대지 않는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매물로 나온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적극 검토했지만, 글로벌 IB(투자은행)를 제대로 운용할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판단아래 과감하게 포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최근 삼성증권은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서고 있다. 중국 기업인 완리인터내셔널의 기업공개를 주관한 일이 우선 눈에 띈다. 중국고섬이 부실회계 문제로 거래가 정지되면서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삼성증권은 완리의 코스닥 입성을 성사시켰다. 차이나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적지 않은 IB가 준비 중이던 중국기업 상장 계획을 전면 보류한 것과는 대조된다.

 상장 첫날 완리가 하한가로 추락하면서 실권주 88만여주를 인수한 삼성증권이 7억 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기록해 출발이 순탄치는 않다. 하지만 삼성증권 고위 관계자는 "관리감독수준을 높이기 위해 중국기업 최초로 한국인이 포함된 '내부통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였다"며 일시적인 주가 하락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중국기업의 불투명한 경영상황을 미연에 막고 철저한 내부검증시스템을 유지한 만큼 조만간 제대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란 확신도 갖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여전히 요원한 글로벌 IB로의 성장도 삼성증권은 한 발 앞서 가고 있다. 국내 증권사 최초로 글로벌 IB출신을 채용해 홍콩법인을 맡기고 현지 인력을 꾸준히 확충해 130명이 넘어선 것이 단적인 예다. 대우, 미래에셋, 우리투자 등 홍콩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하반기에는 국내 증권사 최초로 5억 달러 내외에 달하는 기업공개(IPO) 딜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오는 2015년에는 1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홍콩IB업계에서는 삼성이 IT에 이어 금융쪽도 무섭게 치고 나가고 있다는 얘기가 조금씩 나온다. '삼성이 만들면 다르다'며 IT시장을 호령하는 삼성전자처럼 삼성증권도 글로벌IB시장의 삼성전자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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