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명품을 걸친 자동차…'럭셔리 종결자'로
'스페셜 에디션' 참을 수 없는 유혹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자동차와 명품기업의 밀월관계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업종의 만남이라는 생각도 있으나 오히려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면서 윈윈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절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의외의 결과를 도출했기 때문인지, 전세계적으로 차와 명품의 만남은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명품업체들이 주로 유럽에 포진돼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은 폭스바겐, BMW 등 주로 유럽계다.
BMW는 1992년 자사 고객이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를 위해 그의 선호도에 맞춰 세상에 단 하나뿐인 750i 세단을 맞춤 제작했다. 라거펠트는 파리 프레타포르테에서 톱디자이너로 꼽히는데, 1965년부터 지금까지 펜디(FENDI)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또 지난 2000년 BMW 캐나다는 '오토 꾸뛰르 2000' 공모전을 주최했는데, 투 리, 써니최, 록산느 니키 등 캐나다 정상급 패션 디자이너들을 상대로 세계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BMW 540i 모델을 디자인하도록 주문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고객의 요구에 부응해 BMW 인디비주얼에 한국형 첨단 편의 장비와 안전 장비를 더한 BMW 750Li 익스클루시브 라인(Exclusive Line)을 선보였다.
미니 브랜드도 미쏘니, 페레 등 패션 디자이너들과 공동 작업을 하고 있다. 판매보다는 수익금을 기부하는 자선형식이다. 미니는 에이즈 후원기관인 '라이프 볼'과 함께 매년 디자이너와 작업한 차를 경매로 내놓고 있다.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1유로로 시작해 단 40시간 만에 12만5049유로를 넘으며 엄청난 인기를 얻기도 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오스트리아에서 개최하는 2010 뵈르터제투어에서 골프 GTI 아디다스 에디션을 선보인 바 있다. 211마력에 2.0 TSI 엔진을 탑재한 골프 GTI 아디다스 에디션은 18인치 합금 휠이 적용됐으며, 인테리어에는 붉은색 스티치와 삼선장식으로 아디디스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심었다. 검정색과 빨간색으로 마감된 스포츠시트에는 아디다스를 상징하는 삼선무늬와 함께 아디다스 로고를 박았다.
명품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미국 업체도 관심이다. 크라이슬러는 피아트 500과 구찌를 연결한 에디션을 선보였다. 지난 3월 열린 '2011 제네바 모터쇼'에서 피아트는 명품 브랜드 구찌의 창업 90주년과 이탈리아 통일 150주년을 기념해 '피아트 500 바이 구찌'를 공개했다.
'피아트 500 바이 구찌'는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 컬러로 출시되며 구찌의 상징인 빨간색과 초록색 줄무늬를 둘렀고, 레트로 풍의 합금휠캡에는 구찌의 로고를 부착했다.
실내는 구찌의 상징인 삼선 줄무늬로 디자인 된 안전벨트와 헤드레스트로 장식했다. 이와 함께 구찌는 피아트 500 전용 컬렉션을 출시했다. 여행용 가방에서 선글라스까지 다양한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이 에디션은 다음달까지 온라인 주문 예약을 통해 판매된다.
피아트와 구찌의 관계처럼 자동차를 소품의 소재로 활용하는 사례는 또 있다. 명품차로 평가받는 마세라티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다미아니와 손잡았다. 이탈리아 고유의 스타일과 디자인 전통을 담은 열쇠케이스와 서클목걸이 등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공동으로 선보였다. 이 한정판은 지난 3월 열린 세계 최대 시계 보석박람회인 '2011 스위스 바젤월드'에 공식 출품되기도 했다.
다미아니가 선보인 18K 백금 열쇠케이스는 마세라티의 V8엔진을 구성하는 8개의 실린더를 상징하는데, 8개만 한정 생산했다. 또 마세라티 엠블럼인 삼지창을 232개의 블루 사파이어와 66개의 다이아몬드로 세공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 닛산은 인피니티 브랜드를 통해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협력했다. 콘셉트카 에센스 이미지와 부합하는 스페셜 에디션의 여행가방을 함께 선보인 것이다.
에센스의 트렁크에 딱 맞는 3개의 가방으로 구성된 이 스페셜 에디션을 통해 인피니티는 에센스의 모던 럭셔리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선보이고자 했다 . 이 콜렉션은 지난달 국내에서도 특별 전시되기도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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