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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늑장 금리인상 효과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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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어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4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 올렸다. 금통위의 기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고채 금리는 0.11~0.15%포인트가 급락했다. 또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올릴 생각이 없고 당분간 관망할 추세라고 한다.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해서 이달 초 예금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이익에 민감한 은행들만 기준금리 인상 후 대출 금리를 올리겠다고 벼를 뿐이다.

기준금리가 무엇인가. 일차적으로 시장의 단기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장기금리를 움직여 실물 경제에 공급하는 돈의 양과 인플레이션 비율을 조절하는 중심 금리이다. 그런데 어제 금융 시장의 반응을 보면 기준금리의 역할과 기능이 마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는 무엇보다 금통위가 금융시장을 리드할 타이밍을 놓치고 늑장을 부리다 뒤늦게 금리를 올린 탓이다. 물론 당국이 머뭇거리며 금리를 올리지 못한 데는 지난 몇 달간 나라 안팎의 경제 사정이 복잡했던 탓이 있었을 것이다. 9, 10월 소비자 물가가 각각 3.6%, 4.1%나 급등한 반면 세계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했다. 한국 등 신흥국으로의 자본 유입으로 환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심각한 문제로 제기됐다. 물가, 환율, 경기회복 등을 금리 하나로 대응하는 데 한계를 절감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미루고 미루다 어쩔 수 없이 이달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고는 못 배길 모양새가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오죽하면 시장에서는 금통위의 금리 인상을 '이벤트성 조치'라고 부르겠는가. 다들 예상하고 있는 것을 뒤늦게 형식만 밟았을 뿐이라는 의미다.

어제 김중수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가운데 '금융완화 기조하에서'라는 표현을 20개월만에 삭제한 것을 두고 '앞으로 금리인상을 시사한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긴축기조로 돌아서는 것보다는 워낙 낮았던 금리의 정상화 복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향후 인상 가능성을 서둘러 진화하는 바람에 이번 금리 인상의 효력마저 반감시킨 것은 유감이다. 경제여건은 앞으로도 어렵겠지만 금융당국은 발 빠르면서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의도한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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