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코스에서 바라다본 코올라우산맥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다.
산맥 위로는 언제나 흰구름이 가득 걸려있어 골퍼들에게 낭만적인 기분을 마음껏 품게 한다. 이것도 잠시,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소낙비가 코스에 줄기차게 내려친다. 골퍼들은 대피소로 몸을 감추나 언제 그랬냐는 듯 강한 햇빛이 금방 코스를 다시 비춘다. 이런 일이 팔리골프장(Pali Golf Course)에서는 매 시간마다 반복된다.
코스 곳곳에는 또 하와이 특유의 전나무 쿠크파인이 높게 도열해 장관이다. 페어웨이는 운동장처럼 넓어 평지처럼 보이나 실제로 라운드해보면 기복이 심한 편이다. 대체적으로 파3홀이 악명이 높고 여간해서는 파를 잡기 어렵다. 절벽을 넘기는 파3홀 있는가 하면, 언덕을 향해 치는 홀 등 4개의 파3홀 중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조금만 방심하면 더블파다. 보기도 쉽지를 않아 골퍼들을 애태운다.
호놀룰루 골프장은 더운 편이나 이곳은 코올라우산맥의 영향으로 시원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이곳 코스를 돌다 보면 야생닭이 유유하게 페어웨이를 돌아다니다가 그린 위에서 수탉이 '꼬끼오'하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면 모두들 놀라 닭을 응시하며 좋아한다. 자연친화적인 골프장이라는 증거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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