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직설적 광고엔 '곤혹'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9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 후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현대건설 매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은 가격이라고 밝혔다.
분리해 팔기로 했던 현대상선 지분을 다시 묶어 팔기로 한 것도 현대가(家) 간의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핵심 고리인데, 상선 지분을 빼고 팔 경우 가격 떨어뜨리는 일이 될 것"이라며 "딜이 치열하길 원하는 우리 입장에선 이런 일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지난달 TV광고를 통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부자를 등장시켜 현대건설의 인수에 대한 적통성을 강조했다.
지난 4일에 낸 일간지 지면광고에서는 현대차의 제네시스 쿠페를 연상시키는 그림을 넣고 "본업인 자동차 사업에서 세계 1위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인수전에 참가한 현대차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
그는 '현대그룹 광고를 봤느냐'는 질문에 "좀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딜을 추진하는 입장에선 국민 감정에 호소하는 게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전략이니 뭐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런 식의 광고가 딜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다"고 지적하며 "비싸면서도 잘 팔수 있는가만 고민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닉스 매각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주인을 찾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매각자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매각 불발시의 대안은 "그때 가서 모색해야겠다"고 답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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