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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총재에 묻다 "물가 폭등, 한은은 지금 뭘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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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한국은행은 지금 뭘 하고 있느냐는 정서도 있을 수 있다"
"그 질문을 금융통화위원회에 전달하겠다"

8일 오전 7시(현지시각). 워싱턴 페어몬트 호텔에서 만난 김중수 한은 총재에게 물가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어머니께서 물으시더라구요. 배춧값 언제 떨어지는지." "1년 전과 비교해 3.6% 오른 건 낮은 수준으로 보긴 어렵지 않을까요." "앞으로 더 오를까요, 일시적인 현상인가요?"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물가 안정인데 한은은 지금 뭘 하고 있느냐는 정서도 있을 수 있어요."
물가로 포장했지만 담은 뜻은 '금리 인상시점'이었다. '배추 등 신선식품發 물가 폭등세를 잠재우기 위해 다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이다. 바로 한 주 뒤인 14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통화전쟁과 양적 완화 등 세계 경제 상황만 생각하면 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 뛰는 물가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금, 시장이 김 총재의 입에 시선을 고정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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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공세에 김 총재는 원론으로 맞섰다. 그는 "모든 결정은 한은 금통위에서 한다"며 입장을 유보하면서 "금통위원들이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는데 경제란 워낙 다이나믹하게 변해 변화 과정을 면밀하게 분석하지 않으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어렵다"고 했다. 김 총재는 이어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주기를 당겨 매월 금통위를 여는 것도 그때 그때 (적확한)판단을 내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아울러 "지난 달 물가 상승폭은 예상에서 벗어난 범위는 아니었다"고 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6% 올라 지난 1월(3.1%)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진입했다. 한 달 전보다는 1.1% 올라 2003년 3월 1.2% 상승 이후 전월비 기준으로는 90개월(7년 반) 사이 최대치를 보였다.

이런 흐름이 일시적일지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미뤘다. 그는 "다음달 전망치를 가지고 있는데 (물가 상승폭이 현재와 같이 높을지) 일시적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현 상황을 계절 요인에 따른 특이현상으로 규정해 곧 해소될 것으로 보는 기획재정부와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난다.

김 총재는 마지막으로 '물가 폭등세 속 한은은 뭘 하고 있느냐는 정서도 있을 수 있다'는 따끔한 질문에 "금통위 책임하에서 문제를 잘 풀 것"이라며 "그 질문을 금통위에 전하겠다"고 답했다.

김 총재는 한편 '지난 달 금리를 올릴 듯한 신호를 주다 동결해 시장의 비판이 일었다'는 지적에 "금리를 결정하는 과정에는 프리시전(precision·정확성)과 컨디셔널리티(conditionality·주어진 상황)이 있다"며 "시장과의 소통에선 이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해야 해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울러 '금리 동결에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영향을 준 것이냐'고 묻자 "금리가 특정 정책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는다"며 부인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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